▲김형태 한남대 총장 |
우리나라는 경제와 기술 면에서 세계적이다. 지구촌 어디를 가나 삼성, LG, 대우, SK 등 한국 기업들의 광고판과 제품을 볼 수 있다. 최단기간에 정치적 민주화나 경제적인 산업화를 이룩한 나라다. 170여 개발도상국들이 한국에 오고 싶어 하고 우리나라를 배우고 싶어 한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곳곳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청렴도 순위는 낮고 부패지수는 높다. 자살자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런 부조화를 개선하기 위해 다 함께 나서야겠다. 영국의 교육사상가 J. Locke는 교육의 주요 콘텐츠로 ①건강교육 ②위기관리 능력 ③창의성 ④담대함(결단력)과 ⑤지식을 들어 지·덕·체가 아니라 체·덕·지순서를 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능 면에서 세계 2위(평균 106)다. 고교생까지는 수학·물리·화학·생물분야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항상 상위권 입상국이다. 그런데 노벨상 수상에서는 부끄러운 성적이다. 2013년까지의 통계를 보면 미국(350개), 영국(120개), 독일(103개), 프랑스(66개), 스웨덴(30개), 러시아(27개), 스위스(26개)… 이탈리아와 일본(20개)으로 돼 있는데, 한국은 가나, 미얀마 등 28개국과 함께 종합성적 45위(1개)에 있다. 명문대학에 진학해 빨리 취직해야겠다는 당장의 목표만 좇지 말고, 20~30년 뒤에 노벨상을 받겠다는 원대한 꿈을 추구하는 교육도 필요한 것이다. 이미 반기문 UN사무총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를 배출한 바 있다. 김연아와 손연재 그리고 송소희가 한국인의 가능성을 보여주지 않았는가? 2012년 한국 행동과학연구소에서 85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대하는 인재의 핵심역량을 조사했더니 창의성/팀워크 협력 도전정신 전문성 열정 변화와 혁신 책임감/주인의식으로 나왔다.
현대그룹에선 도전적 실행(Challenge), 소통과 협력(Collaboration), 고객 최우선(Customer), 인재 존중(People), 글로벌 지향(Globality)을 꼽았다.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성직자와 교육자가 먼저 앞장서야 한다. 새해에는 세계의 일등국민이 되기 위해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종교지도자들부터 신행일치와 언행일치를 실천하자. “음식에 소금을 넣으면 맛있는 음식이 되지만, 소금에 음식을 넣으면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된다.”(인도속담)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족하는 삶 속에 욕망을 넣으면 멋있는 인생이 될 수 있지만, 욕망 속에도 삶을 넣으면 부끄러운 인생이 된다.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에겐 모든 것이 못(대가리)으로 보인다. 다시 한 번 우리들의 장점을 철저히 다듬어 세계 제일의 모범국가를 만들어보자.
다니엘 튜터(전 이코노미스트 서울 특파원)는 한국을 가리켜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로 평했다. 다시 말해 가난과 싸워 이겼는데, 풍요와 싸워 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형태 한남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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