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연말부터 일찌감치 사표를 던지고 '선택'을 기다렸던 일부 산하기관장들이 있는 반면, '못 들은 척' 애써 외면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 전임 염홍철 시장때 임명된 문화체육 산하 기관장들로, 용퇴 분위기를 전해듣고 있지만, '보장된 임기'를 꼭 붙잡는 모양새다.
시 고위 관계자는 “사실 여부를 우회적으로 문의하는 전화를 하면서도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초 단행한 인사로 국·과장단이 대거 교체되면서 업무파악에 시간이 걸리는데다, 다음 주 예정된 사무관 이하 실무자들의 인사까지 겹치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분위기다.
임명된 지 몇 달이 지난 공기업 사장들 역시 마찬가지다. 민선 6기 소통과 경청 기조에도, 두문불출하고 있어 유성복합터미널이나 사이언스 콤플렉스를 비롯한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 등 현안사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소식이 없다.
공사 관계자는 “업무파악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달부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해를 넘긴 현안사업에 대한 움직임은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전담부서인 건설교통국의 '대중교통혁신TF팀'은 연초 트램을 시험 운행 중인 충북 오송 방문에 이어 이번 주 트램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 수원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다음 주부터는 3월 대중교통혁신단 발족 전까지 도시철도망 구축계획과 노선별 기본계획 수립 검토 용역을 비롯한 추진 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국비 지원과 협상 문구 등에 대한 이견으로 해를 넘겼던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도 오는 16일 체결할 예정이다.
물론, 콤플렉스 내 사이언스센터 조성을 위한 국비 500억 원 지원 문제와 대전마케팅공사-(주)신세계 컨소시엄 간 협상 마무리가 전제조건이다. 미래부 고위 간부와 과학기술인공제회 측과 협의가 잘되고, 계약서 일부 문구에 대한 이견이 조율되면 예정대로 계약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대구광역권 철도망 구축사업과 연계된 충청권 광역철도망 1단계 사업의 예타 통과 여부와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 재심의를 앞둔 서구 관저동 구봉지구 도시개발사업 터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2월쯤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지난 해 연말부터 연초까지 인사 문제 때문에 안팎에서 말들이 많다”며 “현안사업들의 연이은 성과로 탄력을 받는 만큼, 민선 6기 기조를 함께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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