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의 한 가로가판대에서 한 흡연자가 개비당 3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개비 담배'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00원이나 껑충 뛴 담배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 심리에, 이참에 담배를 끊자는 사람들도 크게 늘면서 담배를 사가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 편의점의 1일 담배 판매량(갑 기준)은 지난해 1월 1일보다 58.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B 편의점의 1일 담배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54% 감소했다.
실제 담배값이 오른 4일 오전 편의점 대부분에는 담배 손님 발길이 뚝 끊긴 상황이었다.
대폭 인상된 담뱃값에 선호하는 담배를 찾기 보다는 한 푼이라도 저렴한 담배로 기호를 바꾼 이들 정도만 담배를 사러 올 뿐 인상폭이 큰 탓인지 사전 사재기 탓인지 담배가게는 한산했다.
흡연자들이 가격이 오르기 전 '비상 담배'를 미리 확보해 뒀거나 금연 여부를 놓고 갈등을 겪는 탓에 실제 구매에 나선 이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편의점주들은 그나마 마진이 좋았던 담배 판매까지 줄어들어 먹고 살기 팍팍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소연(28·여)씨는 “오늘 손님이 원래 이 시간대 손님의 10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며 “담배 가격이 오른 것을 확인한 손님 대부분은 가격이 오르지 않은 담배를 구매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상황은 담배를 보루째 판매하는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롯데마트의 지난 1일 담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날보다 49% 줄었다. 바로 직전 주(12월 22~28일)나 지난달(12월 1~31일) 1일 평균 판매량과 비교하면 감소율이 43~46%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담배판매량 급감으로 각종 식품이나 음료 등의 매출에 영향을 입을 것으로 보여 소매상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편의점 업주 김모(47)씨는 “담뱃값 인상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함께 구입하는 음료 등의 매출도 줄어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