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가 산림을 단절하고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이 설치된 도로에서 많은 야생동물이 교통사고에 희생되고 있었다.
대전발전연구원은 4일 '대전시 야생동물 교통사고 원인분석 및 저감방안' 보고서를 통해 대전에서 최소 28종 124개체의 로드킬을 확인했다.
대전을 둘러싼 경부·대전통영간·남부순환고속도로와 산림 인근의 도로 6개 구간을 월 1회 도로 위 동물 사체나 충격 흔적을 찾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도로 위 사체가 발견된 로드킬 야생동물 중 포유류가 13종 60개체로 가장 많았고, 조류(8종 25개체), 파충류(4종 9개체) 등으로 조사됐다. 포유류 중에서도 '고양이>고라니>개와 너구리' 순으로 희생이 잦았고, 조류 중에서는 '꿩', 파충류에서는 '누룩뱀과 능구렁이'가 많았다.
차량에 치여 충남대 수의학과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 받은 야생동물도 지난해 80여건에 이르고 있다.
특히, 야생동물의 교통사고는 산림을 단절해 만들어진 국도와 지방도 중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구간에서 집중됐다.
대전 유성 방동저수지 인근의 4번 국도와 호남고속도로지선에서 80개의 야생동물 로드킬 사체가 발견됐고, 동구 대청동의 식장산 산맥 끝자락의 571번 지방도에서도 29개 사체가 확인됐다.
때문에 도로가 산맥을 단절한 구간을 선정해 육교 또는 배수관 형태의 생태통로를 만들고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의 야생동물 교통사고 저감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대전에 야생동물 생태통로는 서구 관저동 등 네 곳에 불과하고 국도와 지방도에 동물 침입방지 울타리를 설치한 곳은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대전발전연구원 이은재 박사는 “산림이 이어진 허리 구간에 도로가 만들어지면서 생태계 단절현상이 발생했고, 단절구간에서 야생동물의 교통사고 희생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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