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일 공공문제연구소장 (충남대 교수) |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수는 약 5128만명으로 전체 지역구 국회의원 숫자 246명을 대입할 경우 평균 인구수는 20만8000명이 된다. 헌재의 결정에 따르면 선거구는 인구가 가장 많아도 27만9000명을 넘으면 안된다. 반대로 아무리 인구가 적더라도 13만8000명 이상이 되어야만 독립된 선거구로 남을 수 있다. 현재 37개 선거구는 인구상한선을 초과하고 있고, 25개 선거구는 인구하한선에 미달하고 있어서 총 62개 선거구는 선거구 통·페합 또는 지역재조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2016년 총선은 예측불허의 정치권 지각변동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대전 유성구는 현재 인구가 32만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구 증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 혁명적인 정치변화를 어떻게 해석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대전은 물론 충청권의 미래가 달려있다. 나아가, 영·호남 중심으로 경도된 한국의 빗나간 정치를 바로잡아 통일시대에 대비하느냐의 여부도 대전·충청권의 의지와 도전에 달려있다. 특히, 대전의 선거구 증설문제는 오랜 숙원사업으로 대전의 미래발전과 직결되어 있다.
지역에서 인구대비 국회의원 수는 국비의 지원규모나 중앙정치 차원에서 지역의 정치적 입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대전 유권자들의 표의 등가성과 지역대표성이 크게 훼손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객관적인 통계로 입증되었다.
오랫동안 대전의 주요 현안 사업들은 거의 대부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채 실종되어 왔다. 게다가, 중앙정치와 정부의 주요자리에 대전출신 인사가 등용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대전이 소유하고 있는 정치적 입지가 그만큼 취약함을 의미한다. 결국 대전이 소유하고 있는 국회의원 의석수 만큼만 중앙으로부터 대접받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대전 선거구 증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역의 최우선 과제다. 결코 쉽지않은 과제지만, 지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또 우리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대동단결하면 할 수 있다.
대전은 지난 오랜 기간동안 선거구 증설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왔다. 지난 2007년과 2010년 그리고 2012년말 세 번의 기회와 도전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마다 지역의 역부족을 뼈저리게 실감하기 만 했을 뿐 손에 쥔게 없었다. 그 이유는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에 기인한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대전지역내 각 정당의 정쟁과 당리당략, 후보자들 간의 밥그릇 싸움, 정치권과 행정부 간, 대전시와 자치구 간 이해관계의 대립, 지역민들의 무관심 등으로 대전이 하나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영·호남 중심의 뿌리깊은 기득권의 벽이 예상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바로 대전·충청의 단합과 이에 바탕한 새로운 차원의 도전이 불가피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특히, 선거구 증설의 대상이 되는 유성은 과학도시 대전의 중심으로서 대한민국 신성장 엔진 역할을 하겠다는 큰 뜻을 품고 그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즉 유성은 대전시와 세종시의 접점으로 양도시 상생발전의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향후 추진될 과학벨트의 성공적 조성으로 세계적인 기초과학의 허브로 발돋음해서 대한민국을 선진 과학입국으로 도약시켜야 할 책임도 안고 있다.
동시에 대전교도소와 시외버스터미널 이전, 전민동 하수종말처리장과 고·중준위 방사성폐기물 대책 등이 현안과제들이다. 이러한 이슈들에 대한 철저한 해결의지가 없으면, 선거구 증설문제도 그저 또 한번 소리만 요란하다가 지역이기주의 쯤으로 폄하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대전이 결집하고 단합하는 동시에 확고한 비전과 목표가 서있을 때 선거구 증설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 올해는 대전과 유성발전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다.
육동일 공공문제연구소장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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