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변호사 |
“그래 나는 사람들이 사회를 만들 때 사회와 더불어 태어났지. 사실 내가 태어난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싸움질을 잘 하기 때문이었어. 그래서 사람들은 싸우면 꼭 나를 찾았고 나로부터 위로도 받고 때로 벌도 받았지. 사실 옛날에는 나도 나쁜 짓 많이 했었지. 글쎄 왕들은 자기들이 힘을 가졌다고 나를 이용하여 사람들을 학대하고 노예처럼 부리고 제멋대로 죽이기까지 했었지. 하지만 세월이 지나 사람들이 나의 칼을 이용하여 이러한 악독한 왕의 권력을 제한하고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만들었던 거야. 참 그때는 보람이 있었지. 인간들을 위하여 내가 해 줄 수 가장 멋진 일이었으니까. 헌데 민주주의라는 좋은 제도도 세월이 지나니까 돈 많은 사람편이 되더라구. 글쎄 나를 이용하여 뽑힌 정치인들이 나를 악용하여 돈 많은 사람 뒤를 봐 주는 거야. 자유경쟁인가 시장경제인가 뭔가 하는 제도를 만들어 놓고는 공평한 거라고 하면서 돈 많고 힘 있는 사람과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을 함께 달리기를 시키니 어디 돈 없고 힘없는 사람이 이기겠나?
또 돈 장사하는 친구들한테 돈 가지고 도박 한판 벌려보라고 주식시장을 만들어 주더니 그것도 모자라 진짜 위험한 도박인 파생상품인가 뭔가 만들어 주더라구. 도박이니 아무리 돈 많은 친구들이라도 별 수 없지 않았겠나? 결국 금융위기인가 뭔가 일어났지. 그런데 참 놀라운 것은 그때 죽은 것은 돈 많은 그들이 아니었어. 오히려 매일 열심히 일하면서 하루, 하루를 먹고 살아야 했던 가난한 사람들이었지. 사실 그것은 나 때문이었고… 정말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지… 참 슬프더라구.
그런 일이 있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는지 미국에서는 최근에 슬그머니 파생상품 만드는 것을 다시 허용하였다네. 참 한심한 일이지. 내야 권력자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아마 또 탈이 나겠지. 그런데 정말 화가 나는 것은 정치인들이나 돈 많은 사람들은 꼭 나를 이용하여 순진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괴롭히고 힘들게 하고 있다는 거야. 대형마트니, 비정규직 그런 것 등등으로. 내가 그들의 좋지 못한 행동까지 막아주니까 나를 악용하는거지. 심지어 판사들도 내 이름을 들먹이며 마치 그들의 판결이 정의나 되는 것처럼 떠들면서 돈 많은 사람들 편에 서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 나는 왜 이 세상에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지.”
그리곤 한동안 말이 없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이런 말을 덧붙이는 것이다.
“그래 내가 참 잘못했어. 정말 세상에 대하여 너무 잘못한 거야. 그래서 나는 이런 꿈을 꾸게 되었지. 바로 이 세상에 내가 사라진 그런 아름다운 세상. 서로에 대한 용서와 사랑으로만 가득한 그런 세상을.”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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