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힘들까봐 걱정… 살 길 찾아 더 뜁니다”

“작년보다 힘들까봐 걱정… 살 길 찾아 더 뜁니다”

유가 하락에 올해 관련 전망 어두워, 새 성장동력 위해 동분서주 하는 중

  • 승인 2014-12-28 19:45
  • 신문게재 2015-01-02 22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2015 신년특집 '달려라 충청경제'] 현장르포 (대전산업단지 기업들 만나보니)
▲ 대덕구 대화동 대전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진정밀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br />/이성희 기자
▲ 대덕구 대화동 대전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진정밀 직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지난 한 해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많은 기업이 어렵게 보냈던 거 같다. 이런 상황이 올해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 12월. 지역 기업들이 한 해 경기 상황이 어느 정도 인지를 듣기 위해 대덕구 대화동 대전산업단지 내 오일·가스 및 석유화학 등 화공 플랜트에 사용되는 산업용 볼밸브를 생산하고 있는 삼진정밀을 찾았다.

삼진정밀은 국내 밸브분야에서 독보적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의 강소기업으로 전 세계 35개국에 제품을 수출, 2013년 매출 750억원 달성했고, 지난해는 1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지역의 강소기업으로 명성을 떨치며, 지역경제 발전에 큰 기여 하고 있는 정태희 대표지만, 지난 한해는 대내외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정 대표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매년 어렵지 않았던 해는 없었던 것 같다. 일부에서는 베이이부머 세대들의 본격적인 은퇴 등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30년 장기불황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말들도 있다”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관련 업계 선두주자로 특허 보유수도 국내 중소기업 2위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며, 안정적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올해보다 내년에 더욱 걱정”이라며, 또다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삼진정밀은 개발한 제품을 중동, 동남아, 중앙아시아 등 여러 국가에 플랜트 등을 수출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오일가스와 석유화학, 케미컬 분야의 상황이 점점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다.

최근에는 석유수출국기구의 내년 수요전망 하향과 미국 원유 재고 증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감산 가능성 등을 일축해 유가 하락폭을 넓혔고, 다수 전문가가 유가가 배럴당 30~4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내년 상황을 더욱 암울하게 평가해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 정태희 대표
▲ 정태희 대표
정태희 대표는 “유가가 하락하면서 국내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 우리가 개발한 제품의 경우 대부분 산유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유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기존 발주한 프로젝트들도 연기될지 몰라 복잡한 심정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런 걸 계기로 많은 기업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도전한다. 우리 역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지난 한 해 내내 경기가 좋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실제로 성과가 진전된 부분도 있고, 이와 반대로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던 부분도 있다. 해마다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보완하지만, 미처 생각 못한 방향에서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그동안 SOC 투자가 아닌 복지 등에 올인하면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우리는 일종의 건설분야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이고, 경기가 안 좋아 새롭게 조성하는 거 밖에 없어 힘들었다”며 한해를 정리했다.

대전산단 내 타월 원단염색 등을 하는 한 업체는 지난 한 해 정말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현재는 평상시와 같이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지만, 지난해 4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면서 전 국민의 애도분위기가 지속하면서 각종 축제와 행사 등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문 물량을 줄었고, 기존 예약된 물량까지 취소되는 등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고 한다.

업체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 사고 후 애도기간이 길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평상시보다 주문 물량은 60%이상 줄었다. 이렇다 보니 직원들 또한 일거리가 없어 눈치를 살피는 모습도 있었다”며 “당시를 생각하면 그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기였다”고 말했다.

대전산업단지협회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세월호 여파와 대내외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산단 내 입주기업들이 많이 힘들어 했다”며 “일부 기업은 매출이 50% 이상 줄어들어 인건비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고통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말(1~9월) 현재 대전산업단지 내 입주기업은 192개 업체로 생산액 257억3600만원, 수출액 57억4700만달러이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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