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태클을 아무데나 걸어서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태클을 아무데나 걸어서야

김용복 극작가

  • 승인 2014-12-28 12:54
  • 신문게재 2014-12-29 18면
  • 김용복 극작가김용복 극작가
▲김용복 극작가
▲김용복 극작가
태클을 아무데나 걸어서는 안 된다. 가수 진성은 그의 노랫말에서'내 인생에 태클을 걸지 말라'고 외쳐대고 있지만 필자는 효문화 뿌리축제에 태클을 걸지 말라고 중구의회 다수당 의원들에게 외쳐대고 있는 것이다. 태클을 걸어서는 절대 안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들에게 지급될 의정활동비나 월정수당, 의원 국내외 여비, 공통운영경비, 의장단 업무추진비 등 6억 3500만원은 원안대로 통과시켜놓고, 시민을 위한 효문화 뿌리 축제를 위해 세워놓은 내년도 예산 전액을 삭감한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예산을 삭감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던 일부 의원들은 통찰력(洞察力)이 모자란 인물들이다. 효문화뿌리축제는 중구의 행사만은 아닌 것이다. 가깝게는 대전의 3대 대표 축제요, 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도약하기 위해 디딤돌을 마련하는 축제인 것이다.

더구나 이곳 뿌리공원에는 전국의 136여 문중에서 설립한 성(姓)씨 조형물이 있고, 내년에는 아직 참여하지 못한 90여 문중의 조형물이 세워져 내년 효문화 뿌리 축제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전 효지도사협회(회장 오원균)에서는 이 축제가 세계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유엔에 협조요청을 했고, 매년 10월 2일을 세계적인 어르신의 날로 지정해 줄 것을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공문을 보내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시기에 몇몇 의원들이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예산 전액을 삭감해 버렸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예산삭감 이유로 집행부가 효문화뿌리축제 개최를 위해 진행해야 할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다. 아주 궁색한 변명이고 스스로 청맹(靑盲)과니임을 드러낸 수사(修辭)에 불과한 것이다. 왜 청맹과니냐고? 그 이유를 들겠다.

중구의원들이 잣대로 제시한 조례는 자신들이 직접 만든 조례가 아니다. 이충선 전 의원이 세계적인 축제를 마련하기 위해 여수시에서 제정한 조례를 그대로 복사해 명칭만 중구로 바꾸고 세부적인 사항 몇 개만 바꾸어 중구 축제 조례로 제정했던 것이다. 중구축제 조례는 지역구청의 조례요, 여수시 조례는 세계 모든 나라가 참가하는 행사에 적용되는 조례인 것이다. 여수시에서 복사해 온 세계적인 잣대를 가지고 지역구의 잣대로 적용하는 것은 그 자체가 청맹과니 행동인 것이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용갑 중구청장은 “효문화뿌리축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경쟁력 있는 축제인데 의회가 예산 전액을 삭감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는 다수당(새누리당)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박용갑 구청장은 누구인가? 그는 본래 새누리당 소속으로 5대 중구청장을 역임한 사람이다 그런데 다른 인물을 세우려고 중구민을 위해 호위무사(護衛武士)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던 그의 옷을 강제로 벗기고 다른 옷을 입게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를 지지했던 50.9%의 중구 구민들은 그렇게 우둔하지 않았다. 옷을 바꿔 입고 출발선에 선 그에게 승리의 월계관을 씌우고 다시 중구민을 위한 호위무사 역할을 다하게 했다.

자신들이 옷을 벗겨 놓고 그런 선수의 발목을 잡아버리는 행태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눈뜨고는 볼 수 없는 것은 앞에서 말한 자신들에게 지급될 6억 3500만원이라는 예산은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하니 이를 알게 될 중구민은 물론 내년도 효문화 뿌리축제에 기대를 걸고 있는 대전광역시 효지도사협회나 각 시민 단체, 뿌리공원에 조형물을 세우고 조상들의 유훈(遺勳)을 기리고 있는 각 성(姓)씨 문중들의 비난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사뭇 흥미롭기만 하다.

효문화뿌리축제에 태클을 건 중구의원들이여! 언론보도에 의하면 대기업의 간부들은 어려운 회사의 살림을 도우려고 자신의 봉급을 30%씩 반납했다 하고, 노사간 임금동결도 타결했다 하는데 자신들을 위해 세워놓은 6억 3500만원을 구민을 위한 행사에 내 놓을 수 없겠는가? 구의원들은 구민을 위해 선출한 것이지 자신들의 주머니나 챙기라고 뽑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5.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