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 한 끼에 5만원. 하루 숙박에 20여만원. 연말을 맞아 대전 한 호텔에서 먹고 자는 값이다. 고가의 금액에도 불구 이곳 뷔페의 경우 송년회 등에 따라 연일 고객들로 북적여 발 디딜틈이 없을 정도다.
이처럼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외식업계가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호텔 숙박 패키지와 뷔페 레스토랑에 연말 송년회 자리를 예약하는 주문이 쇄도하는 등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외식업체에서는 넓은 공간과 다양한 메뉴·전연령층을 아우르는 편의시설을 갖추고 단체고객을 위한 공간 확보와 이벤트에 나서고 있다. 1년 중 최대 대목을 맞아 가격을 올려 받은 상품이 오히려 인기를 얻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연말 특수를 겨냥해 다양한 이벤트를 곁들인 투숙 패키지, 호텔 내 클럽·바 연말 파티, 레스토랑 신메뉴 등 다양한 행사와 상품, 서비스를 구성해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뜨거워, 업계는 대체로 올해 연말 흥행 성적이 오히려 작년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 등은 최소 5~6개월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주말 저녁에 장소를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벤트 업체 역시 이전보다 문의전화가 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이는 기업이나 동호회 단위의 대규모 송년모임은 줄어든 대신 가족 단위로 연말을 특별하게 보내려는 수요가 늘어난데다 부유층 소비는 경기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인 등과 함께 특별한 이벤트를 노린 고객이 많아진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올 연말은 레스토랑에서 특별한 송년회를 하려는 예약이 유난히 많다”며 “흥청망청 2차, 3차를 가는 것보다 되레 비용은 더 저렴하다는 손님들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 대전 서구 한 대형 B 횟집의 경우 송년회, 연말 회식을 갖기 위한 고객들의 예약으로 이미 방이 마련된 곳은 꽉찬 상황이다.
B 횟집 대표는 “분위기가 어수선해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 송년 행사를 치르겠다는 동창회와 기업체 등의 예약이 많이 들어왔다”며 “소규모 단체 문의도 많이 들어오는 등 연말 특수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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