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수개월새 전세가격이 수천만원 하락한데다 구매자를 찾기 어려워 매매거래는 실종된 상태다. 24일 세종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종교육청 등 행복도시 예정지역 내 신청사로의 기관 이전에 따라 전세, 매매가격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세종교육청은 현재 실국별 이전에 나서 내년 1월 2일부터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될 예정이며 세종시청은 내년 7월 이전에 이전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세종시청은 당초 내년 9월 이후 하반기께 이전할 예정이었지만 7월 1일 세종시 출범 기념과 이춘희 시장의 취임 1주년 기념 등 의미 있는 행사를 신청사에서 하기 위해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청사와 교육청사가 있던 조치원 지역은 한때 호황을 누렸지만 이제는 공동화 현상을 우려할 만큼 쇠락기를 맞고 있다.
인근 상권은 지속적인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데다 기관 이전이 마무리되면 가속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부동산시장도 올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청사를 중심으로 한 아파트 가격은 현재 100㎡ 규모를 기준으로 전세가격이 3000만원~5000만원 정도 하락했으며 매매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첫마을 인근은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정부부처 이전 공무원이나 대전 등 타지의 인구가 유입되면서 전세가격이 치솟았다. 고공행진하는 전세가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조치원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적지 않은 효과를 누렸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예정지역 내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가격이 하락, 조치원까지 발길이 닿지 않는 형편이다.
지난해에는 이전 공무원 수요가 조치원까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예정지역 내 아파트를 비롯해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도 가격이 하락해 수요를 흡수하는 상황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시지부 관계자는 “예정지역 내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조치원 수요자들이 빠져나간데다 부처 이전 공무원이나 외지 유입인구 등도 조치원까지 닿지 않고 첫마을을 중심으로 한 예정지역에서 흡수되고 있다”며 “33평형 전세가격의 경우 1억5000만원 정도에서 1억원 가량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조치원지역은 최근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규모보다 중대형 규모가 많아 하락세와 더불어 거래실종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종=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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