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경찰의 자세를 강조한 신임 김귀찬(54) 대전경찰청장의 취임 일성이다.
국민에게 봉사하라는 의미를 되새겨 지역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치안활동을 펼치겠다는 김 청장을 지난 17일 대전경찰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여러 인연이 있었던 대전에서 지역 치안책임자가 됐다는 반가움보다 치안인력을 확보하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일이 그의 어깨 위에 올려졌다.
시민이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고치안발전에 수장이 된 김귀찬 청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전은 저에게 친숙한 도시입니다. 선화동에 충남경찰청이 있던 2010년 충남경찰 차장으로 대전에서 지냈고, 이보다 앞서 2007년 대전경찰청 개청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김귀찬 대전경찰청장은 대전시민과의 인연을 이렇게 설명했다.
충남경찰청이 중구 선화동에 있을 때 차장을 지내며 중구 목동에서 생활했고, 충남청과 분리해 대전경찰청 개청을 준비할 때는 경찰청 장비과장으로 대전에 내려와 준비사항을 점검하면서 개청을 지원한 바 있다.
지난해 6개월간의 경북경찰청장을 역임하고 대전에서 두번째 치안책임자를 맡게 된 김 청장은 '시민은 안전하게, 조직은 안락하게'라고 치안비전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시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안전한 대전을 만드는 게 지역경찰의 첫번째 목표이고, 이는 대전경찰 구성원이 끈끈한 조직에 속에서 안락함을 느끼며 자기주도적인 업무를 펼칠 때 비로소 달성될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신바람 나는 경찰 직장문화를 만들어 안전한 대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또 '대전시민 주거에 대한 치안안정'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주거침입 강·절도 사건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청장은 “먹고 자는 집에 절도범이 다녀가거나 강도사건이 발생하면 불안해서 더이상 그곳에 거주하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있다”며 “시민들이 가정 안에서 느끼는 안전함과 안락감은 지켜져야 할 사안으로 주거침입 강절도범에 집중적으로 대응해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주거침입 절도를 기타 절도와 구분해 매일 현황을 관리하고 그에 맞춰 순찰 노선을 만들어 지구대에서 효율적으로 순찰하고 사건 발생 시 곧바로 검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 김귀찬 대전경찰청장이 대전 중구 경로당을 방문해 큰절을 하고 있다. |
특히 김귀찬 청장의 대전경찰이 추진할 주요 치안정책은 여러 의견을 듣고 함께 결정할 방침이다.
“대전에 조폭 관련 피해가 크지 않은데 나 혼자 지역 치안정책으로 결정하면 추진력도 떨어지고 시민이 원하는 걸 놓칠 수 있다”며 “대전경찰이 어떤 범죄에 집중적으로 나설지 경찰 내·외부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함께 결정하겠다. 지금 치안정책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치안 공감대 형성을 강조했다.
다만, 대전이 안정적이고 질서도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시민들이 느끼는 치안만족도가 높지 않다는 점은 경찰조직이 개선해야 할 과제로 여겼다.
김 청장은 “안전하다고 느끼느냐에 대한 설문에 대전시민의 평가가 높지 않다. 이것은 경찰 치안활동이 시민들에게 적절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시민과 접촉을 넓히는 게 필요하다”며 “범죄 피해자 위무활동과 지구대 순찰 중 주민과 소통하기처럼 시민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체감형 정책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경찰 조직에 다소 생소한 사법고시 출신이다.
1991년 사법고시 33회에 합격해 군 복무 후 1994년 경찰에 경정으로 입직했다.
“법원은 적성이 안 맞았고 검찰이나 변호사를 생각하던 중 경찰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경찰에 투신했다. 주어진 사건만 담당하는 다른 조직과 달리 경찰은 종합적 치안정책을 펼치고 곧바로 결과나 변화를 볼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는게 김 청장의 소회다.
지역 현안으로 돌아와 유성경찰서 신설에 따른 인력 확충과 안전사고에 대한 경찰의 대응력 강화도 과제로 여겼다.
-내년 말 유성경찰서가 신설될 때 경찰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지역치안의 현안인데 이와관련 계획은?
▲대전경찰 1인당 담당인구는 606명으로 전국 지방경찰청 평균 478명을 크게 웃돌고 있다.
둔산서의 경우 1인당 담당인구가 966명으로, 높은 치안부담은 결국 치안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다행히 경찰관 2만명 증원이라는 정부 공약 실현으로 대전경찰에 내년 123명 증원이 예정돼 있고, 구역이 나뉘어 둔산서 인력 일부를 유성서에 배치하면 인력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경찰관기동대도 둔산서와 중부서에 집중 배치해 부족한 현장치안 인력을 보강하는 등 유성서 개서를 위한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준비하겠다.
-경찰이 시민 안전분야에서도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대전경찰도 다양한 안전확보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경찰서별 관내 유해화학물질 취급업소를 분석해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사고시 주민대피, 교통 통제에 신속히 대처할 계획이다.
재난 현장에 출동하는 112차량과 인력에 화학·방사능 보호장비를 확보하고 대전시·소방본부·철도공사와 협력체계 구축해 유사시를 대비하고 있다.
대전경찰도 다양한 안전확보 대책을 수립하고 시민위험 요소에 대해 철저히 관리하겠다.
-취임과 함께 중구청과 경로당을 방문하는 등 활동범위가 넓다. 경로당에서 큰절을 하던데 계기가 있나?
▲전에 근무한 경북경찰청에서도 자치단체에 찾아가 방범용CCTV 증설을 논의하고 노인정에서는 큰절부터 올리고 대화를 시작했다.
지방청장이니 무게 잡고 다니고 싶어도 방범용CCTV가 더 필요해 지자체를 설득해야 하고, 경로당에 계신 분들이 지역의 큰 어른인 셈이니 찾아가 큰절도 올리고 말씀도 듣는 게 치안책임자로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유교 집안에서 성장해 큰 절이 몸에 뱄다.
-지역경찰 내부에서는 수사부서 전문성과 지구대 근무형태에 대한 개선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이에대한 구상이 있나?
▲경제팀이나 사이버팀처럼 최근 치안수요가 늘어난 수사부서 직원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본청 수사국장 재직 시 수사부서 문제점 개선 및 수사전문성 확보를 위한 기본방향을 설정해 놓았고, 수사전문성 확보와 인력증원, 현업 부서 지정 등 여러 시책을 통해 수사부서가 수사경과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구대 역시 직원들의 근무 형태 등을 검토해 지역 경찰관서 특성에 맞는 근무형태를 만들어가겠다.
-대전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더 안전한 대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치안 동참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 민경 협력치안이 보다 굳건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자치단체·경찰·시민단체 등 모든 사회구성원의 힘을 결합하는 치안정책을 펼치겠다.
앞으로 대전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감 치안활동을 전개하고, 법과 질서를 바로 세워 안전한 대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대담= 김대중 취재1부장(부국장)
정리=임병안·사진=이성희 기자
▲김귀찬 청장은= 1960년 경북 의성 출생 -1989년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1991년 사법고시 33회 합격 -1994년 경찰 경정 임용 -2005년 대구청 수사과장 -2006년 경찰청 장비과장 -2007년 경기청 포천서장 -2009년 서울청 강서서장 -2010년 충남청 차장 -2011년 대구청 차장 -2013년 경북경찰청장 -2013년 12월 경찰청 수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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