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의회, 어린이 건강도 구민 알권리도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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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의회, 어린이 건강도 구민 알권리도 '나몰라라'

어린이집 냉·난방비 지원 반토막 영상중계시스템 설치예산도 삭감

  • 승인 2014-12-21 17:10
  • 신문게재 2014-12-22 2면
  • 정성직 기자정성직 기자
중구 관내 어린이집 냉·난방비 지원 예산 등이 지방의회에서 대폭 삭감돼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중구와 중구의회에 따르면 중구의회는 지난 19일 제186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를 열고 집행부가 제출한 내년도 본예산 3006억5800만원 중 10억 8057만9000원을 삭감해 통과시켰다.

중구의회는 예산삭감 이유로 1977년 개청 이후 최악의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소모성 예산 10억여원을 삭감해 기초연금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앞서 논란이 된 축제 예산을 비롯 어린이집 냉·난방비 지원 예산과 어린이들의 안전과 직결된 어린이집 전기·가스안전점검 예산을 절반씩 삭감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새누리당 의원들이 자신들과 당이 다른 박용갑 구청장을 흠집내기 위해 예산을 삭감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어린이집 예산을 박 구청장이 지난 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해 세운 예산인 줄 알고 삭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예산은 8년 전 현재의 새누리당인 한나당 소속 이은권 전 구청장이 만든 예산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한 후폭풍이 만만찮다. 주민 100여 명은 이날 중구의회 본회의장을 찾아 이번 예산안을 심의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주민소환제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중구의회가 전액 삭감한 2억 364만원의 영상중계시스템 설치 예산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예산은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장려중인 국민권익위원회의 방침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 중구는 구청 내 설치된 TV를 통해 비공개 회의를 제외하고 의회에서 열리는 모든 회의를 중계하고 있다. 중구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내년부터 주민들이 알권리를 위해 중계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주간업무회의나 간부회의 등을 공개하기로 하고, 주민들이 구청 뿐만 아니라 동주민센터에서도 구청과 의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회의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중구의회는 영상중계시스템 설치 예산은 물론 현재 구청 내로 중계하는 영상중계시스템 전용회선 사용료 720만원을 전액 삭감해 주민의 알권리를 원천 차단시켰다.

중구의회 최경식 부의장은 “집행부 발목을 잡기 위해 예산을 삭감한 것은 아니다”며 “뿌리축제와 어린이집 지원관련 예산 등은 추경에 반영시켜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구 관계자는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소모성 예산을 삭감하면서 의원들은 내년 의정활동지원 예산은 한푼도 삭감하지 않았다”며 “자신들에게 관련된 예산은 한푼도 안 깎으면서 재정위기 극복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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