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평생교육연구원은 그동안 세종지역 유일한 평생교육의 장으로 활용됐지만 대안없는 갑작스런 폐강 통보에 수강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세종교육청은 교원연수원 부재로 타 시·도의 위탁연수를 진행하는 만큼 자체 연수원 신축 때까지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논란은 확산되는 모습이다.
21일 세종교육청과 수강생 등에 따르면 세종평생교육연구원이 내년 1월 1일부터 세종교육연구원으로 조직개편, 평생교육 뿐 아니라 교원연수원 기능까지 담당한다.
그동안 세종교육청은 자체 연수원이 없어 타 시·도의 위탁연수 탓에 예산 과다지출, 내용중복 등 문제점이 제기된 데 따른 임시방편적 조치다.
세종교육청 관계자는 “타 시·도에 비해 신규교사 비율이 높아 체계적인 연수가 필요하지만 자체 연수원 부재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세종교육의 비전 구현을 위해서는 연수원 설립이 시급한 만큼 정부의 특별교부금 확보를 통해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연수원 기능을 위해 평생교육 프로그램 상당수가 폐강될 위기에 처했지만 이렇다 할 대안이 없는 것이다. 현재 세종평생교육연구원에서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과 오후로 나눠 취미, 여가, 유아, 학생, 학부모, 소외배려 프로그램 등 40여개의 강좌가 진행된다.
내년부터는 취미나 여가 프로그램은 공간부족을 이유로 폐강된다. 연수원 기능 활용을 위해 강의실 공간을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도 평생교육 예산 또한 기존 7000만원에서 3000만원이 삭감된 4000만원만 확보됐다.
수강생들은 세종교육청이 대안 마련은 고사하고 소통 없는 일방통행식 통보라며 불만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연수원 활용에 대한 교육청의 입장을 이해하는 만큼 수강생들의 의견 수렴이나 대안 마련을 위한 노력 등의 절차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수강생 A씨는 “사전 공지도 없이 갑작스레 폐강을 알려 어리둥절했다”며 “문화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곳에서 주부, 어머니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B씨는 “10년 전 부산에서 시집와 평생교육연구원에서 수업을 받으면서 사람도 사귀고 작은 전시회도 했었다”며 “사랑방이자, 학교이자, 커다란 의미의 공간이었었지만 폐강 소식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종교육청은 교원연수원 공간 확보가 시급하고, 시의회 통과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사전 고지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세종교육청 관계자는 “조직개편과 관련한 시의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미리 알릴 수 없었다”며 “교원연수원이 신축되면 다시 평생교육연구원에서 강의를 개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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