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호 ETRI 홍보팀장 |
1세대 광고판은 LED 등을 이용한 전자간판 형태로 터치도 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알리는 형태였다. 2세대로 넘어가면서 디지털 사이니지(Signage)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드디어 키오스크(Kiosk)형태로 사람이 터치하면서 광고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최근 3세대 광고판이 나왔다. 바로 스마트 사이니지 기술이다.
이젠 광고판이 더 똑똑해져 터치는 물론 상황인지 파악도 가능하다. 별도의 스크린에 조작을 하지 않아도 광고판이 지능을 갖고 있어 주변 사람을 불러 모을수 있다.
광고판은 드디어 나를 알아보고 내가 30대인지 40대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파악이 가능해 나에 맞는 광고를 틀어준다. 광고판이 사람의 상황이나 주변 환경까지 파악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즉 정보가 사람을 직접 찾아가 전달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참 신기한 세상이다.
기존 광고판이 일방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졌다면 이젠 주변 상황에 맞게 선택해서 맞춤형으로 정보가 사람을 찾아다니며 전달해주는 것이다.
연구진은 스마트 사이니지에 센서와 카메라를 달았다. 근접, 조도, 압전센서 등을 설치해 사람이 근처에 있는지 나를 바라 보는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다 보니 광고주들은 신이 났다. 광고판을 사람들이 얼만큼 봤는지, 영향력이 있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비상 재해상황에서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즉 화재가 났을때 스마트 사이니지에 열감지 및 온습도 센서를 달아 유도표시로 안내한다든지 비상벨 소리를 계속해서 내면서 경고를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에따라 본 기술을 재난경보시스템과 연계하는 기술도 개발중에 있다. 연구진은 실제 다음과 같은 상황도 예측하고 있다. 대형 마켓 외부에 다양한 스마트 사이니지를 설치한 후 사람이 지나가면서 관심있게 본 내용을 마켓 입구에 들어서자 마트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안내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콜라가 마시고 싶어서 사이니지에 있는 콜라광고를 유심히 쳐다보자 사이니지는 이 사람이 음료수에 관심있다는 것을 알아채곤 마트내 모든 스크린에 콜라 광고와 함께 콜라의 위치를 안내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특정지역내 한정 이벤트도 가능할 전망이다. 예를들어 대전의 둔산동 일원에서 쿠폰 이벤트를 펼친다고 가정하면 지역기반으로 그 위치에서만 쿠폰을 다운로드 받아 이벤트에 참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지하철역에 있는 광고판이나 열차역에 있는 광고판, 백화점에 위치한 콘텐츠 들이 서로달라 불편한데 이에 대한 연구도 계속해 하나의 기본 콘텐츠를 만든뒤 디스플레이 크기나 위치, 터치여부 등을 스마트 기기 특성에 따라 만들어 최적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본 시스템을 지난 10월 개최된 ITU전권회의 회의장내 설치해 큰 호응을 얻었다.
키오스크에 회의장 주변 음식점 정보, 메뉴정보, 회의일정, 한류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간단한 터치만으로 이러한 정보들을 개인의 스마트폰으로 보내주기도 했다.
연구진은 결국, 다양한 장소에 설치된 기존의 정적인 디지털 사이니지에 마치 생명력을 불어넣어 살아 숨쉬며 사람과 대화하는 스마트 사이니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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