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얘기 좀 들어볼텨?" 대동 할매들 속깊은 이야기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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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얘기 좀 들어볼텨?" 대동 할매들 속깊은 이야기 무대로

대동 모놀로그: 착한할매들의 아름다운 독백-22일 대동종합사회복지관

  • 승인 2014-12-18 14:25
  • 신문게재 2014-12-19 16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산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웃끼리 추억이 쌓이고, 나만의 비밀도 생긴다. 과거의 기억이 있는 장소에서 현재의 삶을 진행하며 미래를 계획한다. 개인의 삶들이 축적돼 모두의 역사가 된다.

대전 동구 대동을 지켜온 할머니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대동 모놀로그: 착한할매들의 아름다운 독백' 발표회가 오는 22일 대동종합사회복지관 5층 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발표회는 대전문화재단의 2014 문화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대동 모놀로그는 대동 주민 5명이 작가와 함께 자신의 삶과 추억을 문학적으로 각색, 한편씩의 모놀로그(5분 정도의 독백극)로 완성한 프로젝트다. 대동에서만 30~50년 동안 오래 살아온 주민들의 이야기는 개개인이 구술로 전하는 지역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들은 어렵고 힘들었던 시대의 산 증인이다. 누구에게도 꺼내본 적 없었던 속 깊은 이야기들을 이번 프로젝트에서 쏟아낼 예정이다. 구술로 풀어낸 이들의 이야기는 문학적 상상력을 압도하는 현실성을 품고 있다. 5명의 할머니들이 한 편의 독백극으로 재탄생한 자신의 이야기를 이웃과 공유한다.

김애자 할머니는 “엄마는 아버지가 지은 새 집으로 가셨어. 엄마는 그렇게 가셨어”라는 모놀로그로 발표회의 문을 연다. 이어 곽복임 할머니가 “아버지가 죽은 날이었어. 나는 손뼉을 치며 좋아했지”를, 배태순 할머니는 “50년 전 대동에 시집 와서 바우산이 좋데요”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선주 할머니와 채순자 할머니는 각각 “착한 할매 만나고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 반찬 몇 가지 해서 밥 챙겨 먹는 게 사는 재미여”,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게 땀 냄새야. 그런데도 이상하게 엄마의 땀내가 구수하고 좋았어”라고 독백한다.

총괄기획자인 김지수 작가는 “저들처럼 언젠가 내 삶도 한 편의 아름다운 글이 될 수만 있으면 좋겠다”며 5명의 할머니들에게 감탄사를 쏟아냈다.

발표회는 눈물과 웃음을 같이 나누는 따뜻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대동 주민들이 품고 있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보따리를 같이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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