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관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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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관피아

구본충 청양대 총장

  • 승인 2014-12-16 13:50
  • 신문게재 2014-12-17 19면
  • 구본충 청양대 총장구본충 청양대 총장
▲구본충 청양대 총장
▲구본충 청양대 총장
돈 꼬레오네라는 한 마피아 가문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대부(God Father)'라는 영화가 있다. 뉴욕 암흑가를 평정한 마피아들의 살아남기 위한 피비린내 나는 싸움 이야기를 그린 대서사시다. 1972년 개봉된 영화인데 1939년 이래 흥행순위 1순위를 지켜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흥행기록을 깬 영화로 1974년에 2편이 나오고 1990년에 3편이 개봉돼 수많은 화제를 뿌리고 많은 스타들을 배출하였다.

마피아의 어원은 '아름다움'이나 '자랑'을 뜻하는 사라센 언어에서 온 시칠리아 섬의 말이라는 설과 '이탈리아는 열망한다. 프랑스인의 죽음을(Morte alla Francia Italia Anela)'이라는 이탈리아어의 머릿글자에서 온 것이라고도 한다. 마피아는 원래 타민족의 끊임없는 침입과 착취를 당한 시칠리아 사람들이 이에 대항하기 위한 가족 친지중심의 소박한 공동체였다고 한다. 이탈리아 마피아가 본격적인 범죄조직으로 면모를 갖춘 것은 1860년대 이탈리아 통일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치권 재계 등과 결탁해 공생하면서 부터다.

마피아는 우리나라에 들어와 옛 재무부의 영문 약자인 MOF와 결합하여 모피아라는 말을 탄생시켰다. 모피아는 재무관료 출신들이 산하기관을 장악하여 마피아처럼 거대세력을 구축해 경제계를 장악하는 현상을 빗댄 표현이다. 재무부가 경제기획원과 합쳐져 기획재정부로 통합된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모피아는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관피아로 진화하였다. 관료와 마피아를 결합한 용어로서 관료출신들이 퇴임 후 관련기관에 재취업하여 업체의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는 사회 전반에 구축되어 있는 불법유착관계를 표현하는 말이다. 특정집단의 이익을 국가의 이익으로 혼동하여 각종 부조리가 이루어지면서 진화하고 있다. 경제성을 내세워 공공성을 훼손하기도 한다. 법을 집행하는 공직자들이 불법 폭력의 대명사인 마피아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관피아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에서 각종 안전규정을 무시한 해피아, 무기도입과정에서 예산을 부풀린 군피아, 원자력발전소 납품과정에서 안전규격을 무시한 제품을 납품한 핵피아 등이 그들이다. 하나 같이 국가안보에서 국민의 안전에 이르기 까지 국가의 존립근거가 되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각종 사건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시급히 척결되어야 할 국가적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관피아가 등장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행정에서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인력과 예산의 제약으로 규제를 받아야할 기업을 회원사로 하는 협회에서 운영하다 보니 해당업무를 담당했던 공직자가 적격자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협회에서 업무를 처리하다보니 회비를 내는 회원들의 의사를 무시할 수가 없었을 수도 있다. 전문성과 보안의 요구되고 기술력 부족하다보니 예외를 생각할 수도 있다.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좋은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서 제도의 본질을 경시했을 수도 있다.

행정이 발전하면서 국민들의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공직자들이 결정한다. 맑은 공기를 마시는 데에도 공직자의 생각이 중요하며, 각종 규제법규에 의하여 국민의 안전이 유지되고 최저임금제 사회보장제 노령연금 등을 통하여 상당수 국민들의 생계까지 담당한다. 공직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국민들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공직자들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국민들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한 때다.

일명 관피아방지법이라 불리는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되었다. 공직자는 퇴직 후 3년 이내에 관련기관이나 기업에 재취업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공직자들에게는 일부 불만도 있겠지만 이를 계기로 각종 제도가 당초의 취지대로 운영되어 국가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민관유착이니 전관예우와 같은 논란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피아와 같은 용어가 새롭게 등장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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