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시에 따르면 지역 주요 상권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모두 18곳이다.
이 중 상당수는 롯데, 이랜드, 신세계, 홈플러스 등 외지에서 진출한 대형 유통 자본들이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컨소시엄이 지난달 엑스포 재창조 사업의 일환인 '사이언스 콤플렉스' 우선 사업자에 선정됐고 롯데도 유성복합터미널 내 롯데복합쇼핑몰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유성구 용산동에 프리미엄 아웃렛 입점을 위한 부지를 매입하는 등 대기업 중심의 유통점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오는 2015년과 2016년을 거치면서 유통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는 지난 9월 지역생산 물품 구매, 지역 업체 활용, 지역 업체 매장 입점 여부 등 지역기여도를 따지겠다고 나섰지만, 지역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유통업체의 특성상 고용은 대부분 계약직이나 파견근로 형태로 이뤄지는 데다, 수요에 한계가 있는 시장의 특성상 한 점포에 브랜드가 입점하게 되면 로드숍이나 다른 점포에서 브랜드가 철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형 유통점들이 입점하기에 앞서 지자체와 시의회가 직접 대형마트가 지역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에 환원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서둘러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주시의회의 경우 지난 2009년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대형마트의 상생노력안을 담은 지역기여 권고 조례안을 제정했으며 대구시의회는 지난 2012년 소상인 지원 및 유통업 협력 조례를 제정하고 대형유통기업의 지역사회 기여방안으로 지역법인화, 상생발전기금 마련 등을 명문화했다.
특히 대구시는 소비자 및 시민단체 등과 공동으로 지역 상품은 거의 매입하지 않으면서도 대구시 조례에 명시된 매출실적 제출 의무마저 무시해온 업체를 대상으로 대응 매뉴얼을 작성, 불매운동에 착수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유통업계 한 인사는 “지금 대전시가 요구하고 있는 정도의 지역기여는 대기업이라면 당연히 행해야 할 '노블레스 오블리주' 수준도 안 된다”며 “대전도 다른 도시처럼 개발권을 주는 대신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통큰 요구를 해야 하는데 소극적인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대규모 점포 등록할 때 지역 협력계획서를 받고, 현지 법인화도 요구하고 있다”며 “지역 기여도 가이드라인에 맞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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