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이 후퇴하면 경쟁구도의 과열 우려가 높아 적극적인 추진에 찬성을 피력하는 반면, 일부는 학교현장의 의견수렴이 미흡한 상태에서 일방적인 대책이라며 맞서는 상황이다.
15일 세종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9일 학생교육에 전념하는 교원이 우대받고 승진하는 교직문화 조성 등을 골자로 하는 교육공무원 인사혁신 종합방안을 마련,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세종교육청은 2012년 7월 개청 이후 교원들의 양적인 성장은 비약적으로 증가했지만 질적인 관리는 부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인사제도 혁신 추진에 나선 것이다.
신설 학교가 급증하는데다 이에 따른 교원수급이 이뤄지다 보니 타 시·도에 비해 승진 기회가 많아 질보다 양적 팽창이 진행됐다.
문제는 교감 자격연수 대상자 선정을 위한 교육경력 기준일을 교육 총 경력 15년에서 20년으로 상향 조정한 것에서 불거졌다. 교감 승진을 준비하던 일부 교사들은 교육청의 일방적 조정에 사기하락 등을 지적하며 교육청 방침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세종지역 A교사는 “학생과 학교를 위해 노력하는 교사보다 경력만 쌓은 교사에게 유리할 수 있는 인사혁신 방안”이라며 “경력이 20년 미만이더라도 학교 일을 도맡아 하고 학생, 학부모에게 만족도가 높은 교사들로서는 사기가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교사들은 세종교육청 특성상 학교 현장에서 허다하게 나타나는 승진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인사혁신의 적극적인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몇몇 인사들의 반대에 막혀 인사혁신이 후퇴할 경우 교육현장의 승진 경쟁구도는 더욱 과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세종교육청 관내는 '기회의 땅'으로 불릴 정도로 타 지역에 비해 승진 기회가 많은 게 현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근 대전에서도 세종으로 전입을 오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빚어지고 있다.
대전지역 B교사는 “예를 들어 대전에서 승진자가 1명이라면 수십명과 경쟁을 해야 하지만 세종에서는 이보다 훨씬 낮은 경쟁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육현장을 보면, 실력은 고사하고, 학생 교육에는 관심 없이 오로지 승진을 위해 관리자들의 비위를 맞추거나 뒤치다꺼리만 해서 승진을 하는 부작용도 허다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세종교육청 관계자는 “특정 학교급의 교감 승진자원 부족에 따른 차출 연령 하향현상의 부작용이 커 적정 경력과 역량을 갖춘 교사가 교감 자격연수 대상자로 지명되도록 기준을 강화한 것”이라며 “학교 현장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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