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살해 후 장롱속 8개월동안 방치한 엽기 남편

둔산署 살인·사체유기 혐의

부부싸움 끝에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8개월 동안 안방 장롱 속에 방치한 엽기적인 사건이 대전에서 일어났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10일 자신의 아내를 살해하고 시신을 집 안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황모(41)씨를 검거했다.

황씨는 지난 3월 초순께 유성구 한 다세대 주택 자신의 집에서 아내 김모(41)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아내가 숨지자 무려 8개월 동안 안방 장롱 속에 내버려둔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아내의 시신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장롱 틈을 청테이프로 감싸고 안방 문을 잠가뒀던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범행 후 그는 이웃들에게 '아내가 가출해서 집에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최근 재산 관련 사기죄로 법정구속된 상태였다. 아내 살해 및 사체유기 범행은 황씨 친형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공개됐다.

황씨의 친형은 경찰에서 “아이들의 짐을 챙기러 집에 들어갔다가 시신이 보여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발견 당시 사체는 안방 장롱 안에 다리를 오므리고 누운 채로 대형비닐봉투 2개에 싸여 있었고 그 위로 이불이 덮여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발견된 사체가 황씨의 아내 임을 확인했다.

경찰조사 결과, 황씨는 지난 3월초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부부싸움 끝에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씨는 아내를 살해한 뒤 사체를 안방 장롱 속에 내버려두고 무려 8개월 동안 초등학생 아들 A군(11), 유치원에 다니는 딸 B양(7)과 집안에서 생활해 왔던 것. 황씨는 자녀들에게 '엄마가 가출했고 안방은 벌레가 나오니 들어가지 말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재산관련 범죄로 1심에서 1년 9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황씨를 접견조사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며 “황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추가 입건하고 살해이유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