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변호사 |
실업률도 얼마 전 새로운 통계방법에 따라 10%정도라는 발표도 있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노동의 대가로 받는 수입에 의존한다. 그런데 실업률이 10%이고 일하고 있는 근로자 중에서 절반 가까이 비정규직으로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면 우리시대를 어떠한 시대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이 단순한 통계만 보아도 우리는 참 일하기 힘들고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또 가정적으로도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을 때에 현실의 어려움을 견딜 수 있는 법인데 우리사회는 미래가 너무 어둡다. 요사이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우리경제가 디플레이션에 가까워짐을 보여주고 있다(디플레이션에 가까워 왔음을 보여주는 지표인 GDP 디플레이터가 제로에 근접하였다고 한다. 이 뜻은 거의 경제가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상태에 머물렀다는 의미이다). 조만간 일본이 겪은 기나긴 고통의 시간이 시작됨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에게 참으로 힘든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 문제의 해결방법은 없을까? 물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우리에게 미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기업인과 근로자가 이 어려운 경제를 이길 수 있도록 서로 합심하는 것이다. 원래 낮은 임금은 낮은 수요를 창출할 수밖에 없다.
낮은 수요는 기업에게도 생산을 위축시키며 위축된 생산은 또다시 보다 낮은 임금으로 전환되고 낮은 임금은 다시 낮은 수요가 되어 기업 활동을 더욱 더 위축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 단순한 사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기업의 이기적 목적 때문이다.
기업이 욕심을 부린다는 것이 아니라 기업 역시 생존을 위하여 저축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절약하고 아껴서 모아야 한다는 전통적인 사고로 인하여 회사 내에 많은 돈을 쌓아 놓아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임금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실 기업은 저축의 주체가 아니라 분배의 주체로서 그들의 이익을 근로자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경제가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바로 기업과 근로자의 상생이 있고 우리의 미래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IMF 이전에는 기업이익의 80% 정도가 근로자들에게 돌아갔지만 IMF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최근에는 68%까지 감소하였다고 한다. 바로 기업이익의 상당부분이 기업 내에 머물다 보니 결국 임금은 줄어들고 수요도 줄면서 기업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요사이 어려운 경제 환경을 기업들은 규제 때문이라고 하소연하지만 사실 그들의 이기심 때문이었다는 점은 위와 같은 수치로 보아 분명하다. 현재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돈을 임금으로 돌릴 때에 우리경제는 좀 더 활력이 넘칠 수 있는 것이다. 법에는 비정규직이라는 용어가 없다. 기간제·단시간 근로자, 파견근로자라는 용어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용어만으로도 슬픈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계속)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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