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호 ETRI 홍보팀장 |
우리가 편하고 쉽게 쓰는 인터넷은 사용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다. 집에서 인터넷을 쓰기 위해선 아파트 단자함을 지나 가장 가까운 전화국을 거쳐 대도시의 큰 전화국을 거친다. 또 대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망을 지나 서울의 혜화전화국을 거쳐 각 서버로 뿌려지면서 인터넷이 연결된다. 그런데 수많은 대도시간 연결망이나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장비들이 그동안 외국산으로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이를 전면 국산화시키는 쾌거를 이뤄냈다.
즉 인터넷을 사용하는 가입자망에서부터 코어망까지 구축하기 위한 네트워크 장비를 전체 국산화 한 것이다. 또 이러한 장비들을 이용해 국가 연구개발시험망인 코렌(KOREN)에서 10기가(Gbps)로 전송시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일반가정에서 쓰는 인터넷 100메가(Mbps)의 100배 빠른 인터넷이 된 것이다.
또 하나 즐거운 소식은 광네트워크 관련 중소기업에게 연구진이 '단비'와 같은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 장비업체들은 각각 전송장비나 가입자 장비만을 제조해 왔는데 국내 연구진이 이를 통합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외산을 대체, 경쟁력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를통해 국내 장비제조업체들은 통신사업자에게도 장비를 납품이 가능케 되었다. 이미 수백억원의 신규매출을 올린 것은 물론, 향후 1000억원 이상의 매출도 보인다고 즐거운 비명이다.
이러한 기술개발은 ETRI에 의해 가능케 되었다. ETRI는 광, 회선, 패킷 장비를 통합하는 오케스(OCES) 장비를 개발했다. 10기가 속도가 모이면 테라(Tera)급이 가능하다해 이름도 두 개를 조합해 광 오케스트라(OCESTERA)로 명명했다. 이를통해 현재 개별 장비로 몇 일씩 걸리던 전용 회선 설정 작업은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통해 원 클릭만으로도 수분내 구성할 수 있다. 즉 일반회사가 서울-대전간 100회선을 갑자기 요구해도 쉽게 회선구성이 지능적으로 가능하다는 것. 이로인해 망설치 및 운용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연구진은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개별 악기를 모아 교향곡을 연주하듯이 ETRI가 중소 장비업체들과 협업하여 가입자망부터 전달망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국내 관련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흐뭇해 했다. 현재, 주요 핵심부품들은 현재 기술이전을 받은 국내 기업이 중국 글로벌 장비업체에 공급시험을 완료하고 납품 계약 체결을 진행 중에도 있다.
연구진은 아울러 국제전기통신연합(ITU-T) 및 인터넷국제표준화기구(IETF)에 제안한 기술이 단일 국제표준으로 채택되어, 관련 장비의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도 확보했다. 이러한 광네트워크의 인프라기술 확보는 향후 열릴 5G 이동통신이나 클라우드 세상, 만물지능통신, 고품질의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에 쉽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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