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지방기상청 이봉수 방재예보관이 기상정보를 주시하며 날씨를 분석하고 있다. |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추위와 폭설에 대전기상청은 한파·대설·강풍주의보를 발령하고 해제하기를 35차례 반복했다. 그만큼 올해 첫 추위에 기상변수가 많았고 시민들에게 서둘러 정확히 알려야 할 기상특보가 집중됐다는 의미다.
때문에 상황실에 올라오는 풍향·기온·기압정보나 15분·120분 강수량, 비구름의 움직임, 천리안 위성영상 등 충청권에서 수집된 수많은 기상정보를 하나도 놓칠 수 없었다.
이 예보관의 눈은 비구름이 서산·보령 등 서해안 내륙에 부딪치는 레이더 기상영상에 한참 머문 후 수증기영상, 지상일기도, 12시간 기압골 영상 등을 순서대로 옮겨갔다.
이 예보관은 “중국 쪽에서 넘어온 찬바람이 서해안에서 습기를 머금고 충청권으로 계속 유입되면서 눈을 쏟아내고 있다”며 “기상이 긴박하게 움직일 때 시민들에게 날씨예보를 발표하는 일은 하늘이 준 시험지에 예상 정답을 적어내는 수험생 기분”이라고 말했다.
오후 3시, 대전기상청의 기상예보를 받아든 대전시청 건설관리본부 명제석 도로관리장은 서둘러 출동을 준비했다. 대전 제설 대상도로 111㎞에 눈을 치우려면 적어도 3시간씩 소요되는 만큼 오후 4시나 새벽 5시쯤 시작해야 한다.
지난 1일부터 연속해 밤마다 내리는 눈에 대전시와 구청 제설요원 308명은 밤에 흙을 뿌리고 낮에 장비점검하는 밤샘 행군을 벌여왔다.
명 관리장은 “도로에 눈이 내려 쌓일지 아니면 녹을지 판단을 하고 제설차량을 적절히 배치하는 일이 제설의 핵심”이라며 “첫 추위에 폭설까지 이어져 비상근무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닷새째 내린 눈에 비상근무는 대전노숙인종합지원센터도 이어가고 있다.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지고 눈이 수북이 쌓여도 목척교나 은행교·삼성교 아래에서 노숙하는 시민이 있기 때문.
배낭에 김밥과 일회용 이불·내복을 넣고 따뜻한 녹차병을 들고 자정 무렵 노숙하는 이들을 찾아다니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김태연 팀장은 “다리 밑 노숙인에게 따뜻한 차를 드리고 실내 긴급잠자리로 오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첫 추위가 갑작스럽고 매섭게 찾아와 노숙하는 어르신들이 위험해졌는데, 이번 추위가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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