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의 새 역사를 쓰며 최고의 해를 보낸 대전시티즌이지만, 당장 내년 시즌부터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당장 내년 클래식(1부리그) 무대를 입성하면 구단 운영비 인상이 불가피한 반면, 구단 살림살이는 빠듯할 수 밖에 없지만 해결책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전시티즌은 지난해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구단 운영비가 130억원에서 87억원으로 무려 40억원이나 감소했다.
대전시의 보조금이 53억원에서 41억 5000만원으로 줄었고, 강등에 따른 미디어 노출 효과 감소 등을 이유로 광고수입은 2013년 11억 1200여만원에서 올해 7억 400여만원으로 4억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2013년 10억 4800여만원이던 후원수입은 올해 3억 2900여만원으로 70% 이상, 시티즌 상품 판매수입은 2013년 6300여만원에서 올해 절반 수준인 3200여만원으로 줄어들었고, 구단 운영비가 부족할 때 요긴하게 사용하던 자본금(70억원)도 잠식됐다.
관중도 2013년 1만 7000여명이었지만, 올해는 절반 수준인 5700여명으로 뚝 떨어지는 등 구단 재정은 말이 아니었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선수단과 프런트의 규모를 대폭 줄이는 한편, 용병의 차량과 숙소 등 자산을 처분하며 긴축재정을 통해 근근이 구단을 운영했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전시티즌은 K리그 챌린지 우승 및 클래식 승격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으며 '축구특별시 대전'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문제는 클래식 무대 복귀에 따라 구단 재정을 확대 운영해야 하지만 당장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선수단만 해도 선수 몸값 상승, 용병 및 부족한 선수층 보강을 위한 외부 전력 영입, 전지훈련 및 각종 부대비용 상승 등 당장 예상되는 운영비 상승 요인만 한 두가지가 아니다.
다행히 지방재정법 등의 문제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대전시의 보조금은 2013년 수준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클래식 무대에서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본금은 아예 없고, 구단 후원 및 광고수익을 내년에 올 해보다 얼마나 많이 확보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클래식에 속해 있던 2013년 대전시티즌의 한해 운영비(130억원)도 클래식에서 뛰는 기업구단의 운영비(200여억원), 시·도민 구단의 운영비(150여억원)에 비해 부족했던 판에 넉넉하진 않더라도 큰 부족함 없이 리그를 뛸 수 있는 운영비를 확보할 수 있을 지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대전시티즌 관계자는 “내년 운영비 확보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며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적극 추진하면서 최대한 재정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