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나은 성형외과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좋은 의원.' 시티성형외과 병원 정문앞에는 이같은 문구의 병원 미션이 걸려있다. 지역에서 16년동안 병원을 운영하며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기위해 노력해온 이장근 원장은 요양병원을 운영한 경력도 이색적이다. 개원 당시부터 고향인 대전에 개원해 그동안 공부하고 익힌 술기로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겠다는 미션을 이루기 위한 취지다.
이에 지난달 24일 시티성형외과 원장실에서 이장근 원장을 만나 의료인으로 살아온 지난 날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병원은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어야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이 원장이 의료인으로 살아온 삶이 멋스럽다.
▲지역 최초 재건성형 분야 개원의=성형외과는 크게 재건성형과 미용성형 2가지로 나뉜다. 미용성형은 말 그대로 미용을 위해 하는 성형으로 쌍꺼풀, 코높이 등 최근 성형하면 떠오르는 분야이다. 수요가 급증하다보니 성형외과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미용 성형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성형에서 더욱 중요한 분야는 재건성형 분야다. 재건성형은 선천기형은 물론 손가락 절단 등 미세수술, 교통사고 등으로 악안면 외상에 따른 재건 등 중요한 진료영역이다.
시티성형외과 이장근 원장은 지역의 재건성형 분야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이 원장은 1998년 대전지역에 성형외과를 개원했다. 그는 여느 성형외과와 비슷하게 미용성형에 주안점을 두고 환자들을 진료하는 무료한 삶을 반복하고 있었다.
“개원 초 IMF시절, 하루 종일 진료실에 앉아 쌍꺼풀 환자 한 명 오기를 기다리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이러려고 힘든 전공의 생활을 하며 미세수술과 재건성형 등을 배운 것일까 하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이 원장은 전공을 살리면서 지역에 보탬이 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그러던 중 미세수술과 재건성형을 하는 병원을 함께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하게 됐다. 외과병원을 동업 운영하려는 친구가 나타났고, 뜻을 함께하며 의기투합하게 된다. 2000년, 일반외과 전문의인 친구는 대장항문을 전문으로 하는 진료를 하고, 이 원장은 수부외과와 악안면외과를 전문 진료하는 특화된 병원인 '고운손병원'을 공동개원하게 된다. 성형외과적인 진료는 봉직의를 고용해 운영을 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2001년 초 향후 동업이 분리될 경우에도 수부외과 병원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의료법인을 설립하게 된다. 이때부터 이 원장은 개인 성형외과 의원을 운영하면서 수부외과를 전문으로 하는 또하나의 병원을 의료법인 형태로 공동운영하게 됐다.
이 원장이 성형외과를 개원하고 2년도 채 안돼 수부외과 전문 병원을 개원한데는 이유가 있다. 개원 당시 대전지역에는 손가락 절단 등 수부외상환자가 응급수술을 받을 곳이 없었다. 환자들은 서울이나 광명 등 타 지역으로 가야했고 안타까운 현실을 직접 현장에서 경험한 이 원장은 수부전문병원이 지역사회에 분명히 보탬이 될 것이라는 신념이 있었다.
▲성형 의사로서 가장 가슴떨림 줬던 환자=시티성형외과를 개원하고 몇 년 지나서의 일이다. 이 원장의 이메일로 모르는 사람이 연락을 해왔다. 보낸 사람은 충북 영동의 시골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양호교사였다.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발가락이 붙은 합지증 환자 학생이 있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으니 무료로 수술을 해줄 수 없겠느냐는 내용의 편지였다.
그는 '가능하다'는 답변을 줬고, 그해 겨울 방학에 합지증 환자는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지역에 수부외과가 없다보니 가정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은 더더욱 정상을 되찾는 재건수술은 불가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사가 또 메일을 보내왔다. 이번엔 귀가 없는 학생의 귀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이 원장은 흔쾌히 이 학생의 귀를 만들어주는 무료 수술을 진행했다. 그의 선행은 양호 교사의 제보(?)로 언론에 오르내렸고, 봉사상도 타게 됐다.
이 원장에게 의사로서 가장 가슴떨림을 줬던 환자가 있다. 1998년 안산 한도 병원 근무당시의 일이다. 정신 이상 증세를 앓던 여동생이 오빠의 성기를 칼로 절단했고, 절반 이상 성기가 절단된 43세 남자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다.
이 원장은 밤 9시 쯤 수술에 들어가 11시간이 넘는 대수술 끝에 환자의 성기를 완전 복귀시켰다. 요도, 동맥, 정맥, 신경을 모두 찾아 연결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중요감각과 성기능까지 정상적으로 복귀시켰다.
이 원장은 “재건성형은 미세수술이 대부분이어서 어렵고 힘든 분야지만 성공 이후에는 가슴 뿌듯함이 크다”며 “정말 어려웠던 수술이었던 만큼 이 수술은 오랜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가슴 깊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많은 것을 배워온 해외연수 시절=이 원장은 미국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의대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2004년 8월부터 1년간 연수를 했다. 이 원장에게 이 시기는 수술과 기타 진료활동을 견학하면서 선진시설의 앞선 술기방법을 배울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미국은 성형외과의 역사가 우리보다 앞서있어 수술시설과 운영체계가 뛰어나다. 원칙을 지키면서 풍부한 물자를 사용하고 수술비용도 충분히 받고 있다.
이 원장은 미국 내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들에게도 이메일을 보내고 뉴욕, 애틀랜타, 달라스, 샌프란시스코 등을 직접 방문해 의사들의 수술장면을 견학하기도 했다. 그때 보았던 수술이 지금까지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 원장은 일본에는 단기 연수로 여러차례 방문해 가나가와클리닉, 시라가베클리닉, 오오츠카클리닉 등을 견학했다. 일본은 동양문화권으로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아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식습득을 많이 했다. 이 원장은 배우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의료도 기술이다보니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2남 2녀 둔 다복한 가정=이 원장의 자녀는 4명이다. 아들 2, 딸 2. 어찌보면 요근래 보기드문 다둥이 가족이다. 그러나 다둥이 가족이 되기까지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둘째 아이가 선천성 심장 기형이었다. 아이가 앓고 있는 질병은 태어난지 14일 이내에 수술을 받아야 하는 응급수술이었다. 스승의 도움으로 서울대병원의 명의를 소개받아 급히 서울대병원에 도착했을때, 안타깝게도 그 의사는 미국으로 일주일간 연수를 간 상태였다. 서울대 병원의 수술 성공률이 80%였지만 기다릴 여유가 없었던 그는 아이를 안고 부천 세종 병원으로 수술을 받기위해 찾아간다.
그는 “당시 아이가 죽는다는 이야기를 수십번 들었다. 흉곽을 닫으면 안된다고 해서 열어놓고 일주일을 있었다. 그사이 염증이 생겨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우여곡절끝에 아이가 건강히 잘 자라줘 지금은 잘 살고 있지만 아이를 언제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자녀를 많이 낳게 됐다”고 회상했다.
▲요양병원 개원했던 성형외과 전문의=이 원장은 고운손 병원을 의료법인 형태로 운영하다가 2009년 병원 이전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법인은 병원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관계당국의 해석에 따라 행정소송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 원장은 할 수 없이 고운손 병원을 분리시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당시 동업을 하던 동료들이 미세수술 병원을 계속 맡아 운영하길 원했고, 이 원장은 동료의 요구대로 병원을 분리시켰다.
이미 설립한 의료법인을 해산시킬 수가 없었던 이 원장은 고민 끝에 의료법인 존속을 위해 요양병원을 설립하게 됐다. 2010년 5월 유성구 하기동에 134 병상 규모의 요양병원을 신축, 개원했다.요양병원 개원 후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난 11월 100병상 이상을 늘리는 증축 공사와 리모델링을 통해 240병상 규모의 요양병원을 설립했다.
2010년 요양병원 개원 당시 열악한 시설을 가진 병원이 많았지만 이 원장은 대전에서 최상급의 좋은 시설과 환경, 의료진을 갖추고 개원했다. 지역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는 미션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이 원장은 “개원 초에 가졌던 비전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실천한다”며 “예전에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은퇴를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 자체에 대한 중요성을 점점 더 깨닫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오랜시간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장근 원장은
- 1963년 대전 출생
- 서대전고, 충남대 의대 졸업
- 시티성형외과 원장
- 안산한도병원 성형외과 과장 역임
- 대한성형외과학회 대전·충청 지회장
- 보령의사봉사상 수상
대담=한성일 취재4부장 (부국장)·정리=김민영·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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