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전문간호사가 된 계기가 있나?
“과거 내과병동에서 근무해오며 유명을 달리하는 환자들을 많이 접해왔다. 하지만 상당수의 환자들은 죽음을 맞이할 때 사람답지 못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병상에서 가족과 만나지도 못하고 쓸쓸히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외롭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외롭지 않게 죽음을 맞이하도록 하는 것이 의료진의 숙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 공부를 시작했다.
죽음을 두렵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맞이하는 방법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다보니 내 삶도 달라졌다.
무섭다는 생각에서 '사람은 죽을 수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가족과 일상이 순간순간 고맙게 느껴져 하루하루를 아름답게 살아가게 됐다.”
-지난 10년의 시간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호스피스실의 경우 수익이 나지 않다보니 병원들이 운영을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충남대병원은 공공병원이다보니 그만큼의 역할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해온 결과물이라 본다. 10년전만 하더라도 호스피스 전담자가 없었다. 2004년에 생긴 1명의 전담자가 지금은 3명까지 늘었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가정 호스피스까지 연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병원측의 배려가 지금의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본다. 전담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인사 등을 통해 흔들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10년간 호스피스센터에서 말기 암환자들을 돌보도록 배려한 병원측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충남대병원 완화 의료센터의 가장 큰 특징이나 장점은 무엇인가?
“완화 의료와 가정호스피스를 함께 운영하는 곳은 충남대병원밖에 없다. 대전시가 위탁한 가정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1년 6월부터 위탁을 받았고, 4000여만원의 지원비를 받고 있다. 가정완화의료를 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연간 2억50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90%를 병원에서 지원하고 대전시에서 10% 지원을 받고 있다. 병원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다보니 가정호스피스와 병원 완화의료센터가 연계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연간 200여명의 환자들이 완화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는다면 44%가 가정호스피스로 연결된다. 퇴원해 가정으로 돌아가서 증상조절을 이어가면서 가정에서 임종하는 케이스가 무려 21%에 이른다.
정부차원에서도 가정완화 의료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선도하고 있다보니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을 많이 오는 편이다.”
-호스피스 센터가 많은 후원금 모집 사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유가 있는가?
“호스피스 완화 의료센터가 사실 지원금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원하는 환자들은 많다. 지원금이 부족한만큼 각종 후원회와 일일찻집, 물건 판매 등을 통해 운영비를 마련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사별가족들이 후원금을 내거나, 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물품을 판매해 모으기도 한다.
후원금을 많이 모을수록 완화 의료 혜택을 받은 환자들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후원금 모집을 게을리할 수 없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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