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평 특허청 특허심사3국장 |
과거 '대장금', '겨울연가' 등 TV드라마가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누린 한류1.0을 시작으로,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등 K-pop 가수들에 의한 한류2.0을 지나, 현재는 기존의 드라마와 K-pop에 더해 앞서 얘기한 방송 포맷이나 화장품, 음식, 애니메이션, 게임 등 장르 불문의 '한국 콘텐츠'에 의한 한류3.0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렇게 한류를 시대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한류가 지속적으로 유지된 것이 아니라 부침(浮沈)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전 시대의 한류를 이끌었던 드라마와 K-pop은 '미디어 콘텐츠'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 특성상 유행에 민감하고 소비형태가 일시적이므로 인기가 오래도록 유지되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다. 따라서 이번 한류3.0 시대에서는 그간 겪었던 한류 침체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한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바, 필자는 그 고민의 해답을 '특허'에서 찾고자 한다.
한류1.0 시대부터 대표적 한류 상품의 위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한방화장품'을 예로 들자. KOTRA의 중국 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한방화장품을 선호하는 이유 1위는 '품질'로 조사되었는데, 이러한 '고품질 화장품'은 '한방원료 추출' 등 다수의 특허를 보유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독창적인 기술력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최근 사례로 '야구 중계 수출'이 있다. 한 스포츠채널은 지난 3월, 대만프로야구연맹에 소속 PD를 파견, 카메라 배치, 슬로모션 운용, 연출 노하우 등 우리나라 프로야구 중계기술을 컨설팅한다고 발표하였는데, 이 채널은 '투수가 던진 공의 궤적을 한 화면에 표시'해주는, 이른바 '피칭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게임 한류에 일조해온 한 게임업체도 새로운 버전에 도입될 '마우스 드래그 궤적을 이용한 조작법'을 개발, 특허등록함으로써 앞으로도 그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류1.0으로부터 시작된 한류가 한류2.0, 한류3.0의 시대적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특허 기반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지속되는 '한류-A'의 시대로 나아갈 때, '한국 콘텐츠'가 세계 주류 문화로 자리잡아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경제적으로는 더욱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진정한 창조경제의 모습이 실현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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