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비수기로 불리는 11월 극장가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기세라면 천만 관객도 기대해볼만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인터스텔라'의 강세 속에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든 스릴러 영화 '메멘토'가 13년만에 리마스터링판으로 재상영되고 있다. 지난 20일 재개봉이후 1만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들여, 극장가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인터스텔라'에 이어 '퓨리'와 '헝거게임'이 각각 흥행 2위와 3위를 차지, 외화가 11월의 극장가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웃음'으로 중무장한 두편의 외화가 27일 개봉, 흥행열전에 가세했다. 20년만에 돌아온 바보콤비의 이야기 '덤 앤 더머 2'와 베스트셀러 책을 원작으로 한 '꾸뻬씨의 행복여행'이 그것이다. 인류구원의 사명도, 목숨을 내건 전쟁의 위협도, 환타지의 화려한 영상미도 없지만 '마음 편하게' 미소짓게 만드는 두편의 영화가 겨울 극장가를 얼마나 따뜻하게 덥힐 수 있을지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전편 이후 20년이 지난 시간과 설정을 그대로 가져왔다. 로이드(짐 캐리 분)는 친구인 해리(제프 다니엘스 분)를 놀리는, 단 한번의 개그를 위해 20년 동안 정신병원에서 환자행세를 한다. 마침내 해리를 속이는데 성공한 로이드는 흡족해하며 집으로 돌아가고 두 사람은 20년 전 연인 프리다 펠처(캐슬린 터너)로부터 아이를 낳아 입양을 보냈다는 편지를 받는다. 로이드와 해리는 딸 페니(레이첼 멜빈)의 행방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덤 앤 더머 2'는 전편의 오리지널 팀이 그대로 뭉쳤다. 바비 패럴리와 피터 패럴리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고, 중년을 넘어선 짐 캐리와 제프 대니얼스의 연기 호흡이 호평을 받는다. 북미 개봉 당일 '인터스텔라'를 누르고,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으며 개봉 2주 차인 지난 주말 22일에는 전미 흥행 총 수익 25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24일 기준 24개국에서 개봉된 가운데 9개 국가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돌아온 전설'의 위엄을 떨치고 있다.
참고로 바비 패럴리와 피터 패럴리 형제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등을 감독, 특유의 유머코드를 보이고 있다.
주인공 헥터의 삶은 깎아놓은 듯 멋진 여자친구 클라라와 큰 사건 없는 평온한 일상에 천성에 꼭 맞는 직업까지, 얼핏 보면 완벽하다. 하지만 환자들의 우울한 사연들을 들어주던 어느날 헥터는 자신의 삶도 그리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더 늦기 전에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찾아야겠다고 결심한 헥터는 무작정 여행을 계획하고 발길이 닿는 대로 여행하며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주인공을 맡은 사이먼 페그는 영국배우로 '미션 임파서블', '스타트렉' 시리즈 등에서 조연으로 출연했었다. 빛나는 조연들도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레옹'의 장 르노, '사운드 오브 뮤직'의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출연했다. 소설의 원작자인 프랑수아 를로르도 깜짝 등장한다. 주인공 '헥터'가 중국에서 우연히 만난 은행가 '에드워드'를 따라 도착한 화려한 클럽장면에서 '에드워드'와 반갑게 인사를 하는 중년 남성으로 등장한다. '여행'을 소재로한 영화답게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북미까지 총 4개 대륙에 걸쳐 촬영했다. 여행지의 매력적인 풍광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도 영화의 한 매력이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