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곳곳에 불법으로 설치된 아파트나 상가 분양 광고 현수막은 보행자는 물론 차량 운전자들의 시야를 방해하기 일쑤다. 에어풍선이나 입간판 역시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세종시 읍·면 지역과 행복도시 예정지역의 단속 관리 권한이 이원화돼 있는데다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근절은 고사하고 우후죽순으로 설치되는 형편이다.
25일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에 따르면 불법 광고물 단속 권한이 행복도시 예정지역은 행복청, 세종 읍·면 지역은 세종시에서 담당한다.
문제가 되는 예정지역은 아파트나 상가, 택지 분양 등을 홍보하는 불법 현수막이 도로와 인도 주변 곳곳에 무차별적으로 설치돼 있다. 보행자나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려 안전을 위협하는데다 도시미관도 크게 저해하고 있다.
하지만 단속 실적은 미흡하기 그지없다. 민원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지만 과태료 부과 등의 실적은 없다. 자진철거를 유도하는 공문 발송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불법 현수막은 아파트나 상가, 택지 분양에 나선 대형업체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몇십만원에 달하는 과태료 부과는 이들 업체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과태료 부과를 감안하고 불법 현수막을 설치하는 업체들도 허다하다. 과태료보다 홍보에 따른 수익이 많다는 계산 때문이다.
솜방망이 처벌도 불법이 판치는데 한 몫하고 있다. 과태료 부과 등의 처벌보다 자진철거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경기 탓에 영세상인들이 내건 불법 현수막은 생계형으로 치부하더라도 대형업체들은 과태료 부과도 겁내지 않고 있다. 불법으로 설치된 광고물 수만 하더라도 비교하지 못할 정도다.
세종시 관계자는 “영세상인들이 내건 불법 현수막에 대해서는 무조건 과태료를 부과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하지만 대형업체들은 과태료 부과를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행복청은 최근 입주가 시작된 1-3생활권(종촌동) 등 예정지역의 불법 광고물 일제정비에 나섰다. 지난 12일에는 106개 업소(201건)의 유동 광고물에 대해 자진 정비토록 개별 통보했다.
하지만 도시 곳곳에 설치된 불법 광고물에 비해 단속 실적이 미흡한데다 강력한 제재가 뒤따르지 않아 불법 광고물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자진 철거를 유도한 뒤 시정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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