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與野, 과학벨트 소모전 끝내고 예산 끌어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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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與野, 과학벨트 소모전 끝내고 예산 끌어와야

정가, 비전선포 두고 대립각… 과학계선 연구비 독점 논란

  • 승인 2014-11-23 16:08
  • 신문게재 2014-11-24 4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과학벨트 희망비전 선포 방향을 묻다] 중. 과제

지난 21일 설립 3주년을 맞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연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이 본격적인 사업 착수를 대내외적으로 공포하는 '과학벨트 희망비전선포식'을 열었다.

그러나 과학벨트를 놓고 지역 정가를 비롯한 과학계, 각 지자체간의 갈등 등이 첨예하게 대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인해 과학벨트는 끊임없는 논쟁속에서 '기초과학 육성'이라는 길을 잃고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과학벨트를 둘러싼 소모전=지역 정가에서는 희망비전선포식의 의미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새누리당은 지난 20일 논평을 통해 “과학벨트 조성사업이 첫 삽을 뜬다”며 “과학벨트의 성공적 완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당은 “희망선포식이 '절망선포식'이 될 수 있다”며 “희망비전 선포식은 공약뒤집기로 과학벨트를 빈껍데기로 만들고 대전시민의 공원인 엑스포과학공원의 해체를 선언하는 행사일 뿐”이라고 맞섰다.

과학벨트를 둘러싼 지역 여·야의 대립은 타 지자체에 호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경북·울산의 'DUP연합캠퍼스'와 광주의 'GIST 캠퍼스' 구축으로 과학벨트 예산을 배정받은 해당 지역의 경우, 여야간의 대립없이 무조건 관련 예산을 끌어오기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 의원(인천 부평갑)은 “과학벨트사업은 집중해도 어려운데 자꾸 여기저기로 사업을 분산하면 예산만 낭비하고 천덕꾸러기가 될 수도 있다”며 “당초 계획을 변경해 과학벨트 거점지구와 비슷한 규모의 예산을 대구경북과 나눠먹기 해서는 과학벨트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과학계 일각에서도 'IBS가 연구비를 독점하고 있다'며 비판, 논란이 일었다. 이일화 서울대 교수가 지난해 9월 생물학연구정보센터 브릭(BRIC) 사이트를 통해 IBS의 연구비 독점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IBS는 선진국형 연구기관을 모델 삼아 세계적인 연구 성과가 기대되는 국내 과학자 50명에게 10년 동안 연간 평균 100억원씩의 연구비 지원 계획을 수립, 4차례에 거쳐 모두 21명의 연구단장을 선정했다. 조만간 제5차 연구단장 3명을 발표할 방침이다.

선정된 연구단장은 10년동안 연간 평균 1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는 점을 감안, 모두 1000억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적의 환경에서 마음껏 연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혜택은 극히 제한된 과학자에게만 주어지다보니 일부 과학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후 관련 연구비 지원 및 선정방식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지만 과학기술계 연구비 독식논란은 지속되다보니 과학계 일각에서 과학벨트 사업에 대한 곱지 않는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길 잃은 과학벨트 투자펀드 '0원'=과학벨트 기본계획에 명시된 투자펀드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채로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년 예산을 편성했다.

지난 2011년 12월 확정된 과학벨트 기본계획에 명시된 투자펀드 조성액은 한푼도 편성되지 않았다. 투자펀드 조성·운영안에는 특별법 개정시 과학벨트지원본부의 투자조합 출자 근거를 토대로 최대 10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 조성 계획안을 담았지만 길을 잃고 있는 셈이다.

투자펀드는 연구성과의 사업화 촉진과 기술기반 벤처 창업 및 기업성장 등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시드머니(Seed Money·종잣돈) 800억원(정부 500억·지자체 300억), 민간 200억원 등으로 과학벨트 기술사업화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과학벨트 특별법 제1조에는 '과학벨트 조성은 기초연구와 비즈니스가 융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돼 이를 뒷받침할 펀드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대전시도 과학벨트 펀드 조성안을 대덕특구-대전 상생협력 10대 과제 22개 단위사업에 포함, 강한 추진 의지를 표명했지만 내년 미래부 예산 편성을 받지 못해 차질이 예상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대전 유성) 의원은 “과학벨트 내 기술사업화 기반 강화를 위한 펀드 조성은 필수적 사항”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이조차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과학벨트를 알맹이 없는 빈 껍데기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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