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중 대전시 교통정책과장 |
잠을 깨우는 학부모들과 좀 더 자겠다는 학생들 간의 애정어린 실랑이는 여느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수능생을 둔 학부모들이라면 더 애처롭게 느껴질 것이다.
작년 말 우리 시도 5분만, 10분만을 말씀드렸다. 대전시 2030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을 완성하고 시민들께 설명 드리는 자리에서다. 5분만 걸어가면 역이나 정류장이 나오고, 10분만 기다리면 도시철도나 간선버스를 탈 수 있고, 1회 환승으로 대전시 전역을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중교통 목표를 말한다.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높여야 하는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시의 대중교통수단 수송분담률은 27.4%, 전국 7대 특·광역시 중 6위에 해당한다. 자동차는 매년 1만3000대씩 늘어나고 있다. 대전역에서 유성온천역까지 9.8㎞를 꽉 채울 수 있는 수치다. 2030년 대중교통수단 수송분담률을 40%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대중교통 대동맥인 도시철도 2호선 및 충청권철도를 계획대로 구축해야 하고, 도시 BRT 노선 확대 및 이와 연계한 버스노선 개편 등 과제들이 산적하다. 어느 것 하나 덜 중요하거나 어렵지 않은 것이 없다.
대전시는 도안신도시 조성과 더불어 서남부지역, 둔산권 및 세종시의 신속한 대중교통망 연결을 위하여 2011년 도안로를 개통한 바 있다. 서민들의 빠른 수송을 위하여 중앙버스전용차로제라는 시스템도 비수도권 최초 도입하였다. 최근 도안신도시 입주민 전입과 더불어 도안동로 중앙버스전용차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인해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교통체증이 심하며, 잦은 수선공사로 세금을 낭비한다고 일부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과연 시민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부작용이 많을까. 2013년 도로교통공단에서 발표한 우리 시 주요도로에 대한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도안동로 및 도안대로가 다른 도로에 비해 시민들이 우려하는 수준보다 낮게 나타났다. 우리 시 13개 주요도로에서 총 2,02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28명이 사망하고, 3,149명의 부상자가 생겼다. 도로별 ㎞당 사고건수를 보면 계룡로 34.3건, 한밭대로 30.7건이고, 도안동로 5.7건, 도안대로는 8.7건 순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시민들의 걱정하시는 것보다 사고가 드물게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시는 도안동로 불편해소를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시행해 왔다. 옥녀봉 사거리 우회전 전용차로 확대(300m) 및 녹지형 중앙분리대 철거(509m), 수목토 아파트 앞 안전시설 개선 등. 앞으로도 혼잡구간 차로확장, 자전거도로 이설, 단속카메라 설치, 교통신호 최적화, BIT 및 승강장 조명시설 확대 등을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도안대로를 연장 개통하여 근본적인 해결을 꾀하려고 한다.
서울시도 2003년부터 버스중앙전용차로제를 시행하고 있다. 12개 노선 114.3㎞ 정도 달한다. 우리가 서울시를 방문하여 살펴본 바로는 서울시도 중앙버스전용차로에 대한 시민들의 크고 작은 불만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속적인 기능개선 사업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올 해로 도안로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시행한 지 3년이 지났다. 시내버스 속도는 시속 18.5㎞에서 32.7㎞로 향상되었고, 이용객은 1일 약 3만6000명으로 9600여명 늘어났다. 둔산권 및 세종시와의 연계성 강화 등 도안로 중앙버스차로의 많은 긍정적인 효과에도 아직도 불안한 시각으로 보는 시민들이 있는 것 같다.
모두가 만족하는 완벽한 사업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시민들이 불편해하고 걱정하는 사항은 계획대로 보완해 나갈 것이다. 도안로가 모두의 사랑 속에 제 몫을 다하는 튼튼한 청년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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