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업 대전샘머리초 교장 |
내가 처음 학교장으로 발령받은 곳은 대전 유성구의 변두리 12학급의 신설학교였다. 적은 교직원의 수에 비하여 할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그 중에서 가장 비전을 가진 것은 학급에서 한 학생도 뒤처지는 학생이 없도록 담임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되 책무성을 강조하여 행복한 학생이 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때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 이듬해 10월 교과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표집학교로 선정되어 시험을 보았는데 6학년 국어 91.9, 수학 93.5, 영어 96.0 이었다. 그때 신문에 난 초등학교 6학년 전국1위 지역교육청 성적은 국어 91.4, 수학 93.6. 영어 95.1 이었다. 그 학교(대전)의 성적이 서울 강남에 뒤지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고 감동하였다. 이 모든 것은 신설학교라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함께 근무하는 선생님들과 조화를 이루고 도덕적인 문제를 중요시하면 목표를 거둘 수 있다는 학교경영의 철학을 얻게 되었다.
두 번째 초빙교장으로 근무한 학교는 가장 아름다운 학생이 있으나 어려운 가정이 많은 학교였다. '교장선생님 ○학년은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만 있어요' 학교 앞에 있는 K아파트 학생들은 한 명도 안 왔다는 이야기다.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앙상블'은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서 이 앙상블은 하나의 잠재적 교육과정이 되기 때문이다.
학교 앞에 있는 K아파트를 가가호호 방문하여 “열심히 잘 가르칠 테니 우리학교로 보내주세요” 그 덕분인가. K아파트 학생들이 우리학교에 보내졌고 선생님들이 열(熱)과 성(誠)으로 '스페셜 맘'이 돼 지도하였다. 그 결과 한 해에 한 개의 기관표창 받기도 어려운데 7개의 기관표창을 받고 학생들이 모두 행복했다. 학부모들은 '우리 담임선생님 최고'라고 자기 아이 담임선생님 칭찬에 열을 올렸다. 고난과 역경은 인간을 시험한다. 시련을 겪어봐야 인간의 진가를 알 수 있다고 본다. 지금도 그 학교 그 선생님의 진가를 기억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그리고 '교육에서 불가능은 없다'는 교육 철학을 체험하게 되었다.
세번째 학교는 '부모 잘 만나서' 나도 모르게 결재하며 되새기게 된다. 국내 체험학습 보다는 아시아, 유럽 등 나도 가보지 못한 곳을 이곳 학생들이 체험학습으로 신청서를 제출하기 때문이다.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학교다. 이 행복한 학생들한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꿈, 사랑의 씨앗에 물을 주어 꽃과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창의 인성 교육'에 비전을 가지고 올인 하고 있다. 즉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 가슴 가슴에 행복의 씨앗을 뿌려 주는 교육 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줄탁동시'로 그 행복의 씨앗이 잘 자라도록 키워가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고 본다. 행복이 가슴에서 터를 잡고 잘 자라는 학생은 학습을 재미있게 즐기면서 하고.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 닥쳐도 긍정의 지혜로 용기 있게 도전하며 헤쳐 나가는 힘이 생긴다. 또 다른 사람이 나의 가치를 등수나 점수로 매기고 그걸 강요 하더라도 받아드리지 않고 나의 꿈 실현에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우리학교 교문에 들어서면 '행복한 나'구호가 크게 붙여 있다.
'구성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하는 리더십?'많은 사람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정보와 가치를 창출하는 위키노믹스 리더십'등 도 중요하지만 학교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리더십은 지역 특성에 맞게 비전을 가지고 선생님으로 부터 신뢰를 받는 것이 라고 본다. 신뢰가 무너지면 학교경영은 어렵고 교육적 효과도 기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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