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전에선 1300여 세대가 연탄을 난방으로 사용해 겨울을 나고 있다. 그 중 형편이 어려운 이웃과 산동네 주민들에게 배달하기 위해선 20만장 이상의 연탄이 필요하지만, 올해는 연탄 기부가 줄고 나눠줄 곳은 늘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특히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일(13일)을 전후로 고3 수험생들의 자원봉사 문의가 이어졌으나, 올해는 이런 전화도 오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대전연탄은행 신원규 대표는 “수능을 마치고 고3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많이 했는데, 올해는 연락이 뚝 끊겼다”면서 “또 연말을 앞두고 좋은일을 하겠다고 연락이 왔는데, 올해 분위기는 정말 냉랭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나마 간간이 들어오는 연탄 기부로 대전연탄은행의 11월 스케줄은 연탄배달 일정으로 채워졌다.
대전연탄은행은 지난 12일 롯데백화점 직원 30명과 도마1동 어려운 이웃에 연탄 2000장을 전달했으며, 지난 15일에도 성남동 10세대에 2000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 21일에는 목상동과 신일동에 1300장, 22일 목동 13세대에 2600장, 29일에는 문창동 9가구에 1800장의 연탄을 전달할 계획이다.
대전연탄은행이 주로 찾는 곳은 형편이 어려운 이웃도 있지만, 연탄배달이 불가능한 고지대 산동네다.
연탄 1장의 가격은 배달료를 포함해 600원이지만, 고지대의 경우 1500원을 줘도 가지 않아서다. 일부 몰지각한 연탄업체는 고지대 배달이 어렵다는 이유로 도로 옆에 연탄을 내려놓고 가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업체측의 사정도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고지대 배달을 한 번 다녀오면 너무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영업에 막대한 지장이 생긴다는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자원봉사자가 직접 배달해 주는 대전연탄은행은 고지대 주민들의 밑불과 같은 존재.
그러나 올해 개원 10주년을 맞은 대전연탄은행이 기업과 개인 기부가 크게 줄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대전연탄은행 신원규 대표는 “10년째 연탄나눔 봉사를 해 오고 있는데, 특히 올해는 기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외상으로 연탄을 사서 배달하는 일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박태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