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흥 K-water 금강통합물관리센터장 |
더구나 그 당시 보도 논조는 지금과는 사뭇 달라 오히려 담담하기까지 하다. 당시 보도를 인용하면 이렇다. '큰빗이끼벌레가 1~3급수 수역에 두루 분포하고 있으며 수질오염이 심한 곳에서는 죽어버리는 것으로 나타나 수질오염으로 인해 새로 출현한 생물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큰빗이끼벌레 미국산 외래종 확인 한강-금강수계 등 전국 곳곳 확산, 1995. 12. 26. 한겨레 보도' 앞선 보도로 보면 큰빗이끼벌레는 벌써 20년 전에 금강 수계에서 서식하고 있었다. 이는 결코 유해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버지니아 해양연구소의 Hershner 교수는 '이끼벌레는 조류를 먹고 자라고, 이끼벌레의 출현이 나쁜 수질을 의미하지 않으며, 물고기에게 해롭지 않다' 주장한다. 이끼벌레의 본토인 캐나다 자연자원국에서도 '이끼벌레는 오염된 물에 약하기 때문에 이끼벌레의 출현은 수질이 좋다는 징조이다'라고 까지 보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단체나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왜곡해 우려스러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정부차원에서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밝히고자 여러 가지 조사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충청남도는 산하기관을 통해 큰빗이끼벌레의 유해성에 대한 최종결과도 아닌 중간결과를 성급하게 언론에 배포해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필자도 중간결과 발표 시 실험의 불합리성과 오류를 강하게 지적했고 그 자리에서 필자의 주장에 따라 실험의 한계성을 인정했다.
이번 실험은 실험의 초기부터 실험결과의 해석까지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작은 실험 수조에 자연상태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많은 양의 이끼벌레를 넣어 실험했고 상세한 실험조건들이 누락되는 등 실험설계부터 잘못됐다.
잘못된 실험설계를 토대로 용존산소와 암모니아성 질소의 농도변화 값의 측정결과, 현실성 없는 용존산소(0mg/L)와 암모니아성 질소농도(12mg/L)를 도출해, 마치 큰빗이끼벌레가 강 생태에 치명적인 유해성을 끼칠 수 있다는 인과관계 추정에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와 동일한 실험조건이라면 큰빗이끼벌레가 아닌 물고기를 넣어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실험결과의 해석과 달리 실제 금강의 수질자료를 보면, 이끼벌레의 생장이 활발했던 여름철 세종보의 암모니아성 질소농도(6~9월 평균 0.1mg/L)는 이끼벌레가 거의 없었던 비홍수기의 농도(1~5월 평균 0.8mg/L)보다 8배나 적다.
따라서 이번 실험결과는 객관성이 없고 현실성도 없는 결과로 국민에게 괜한 오해와 혼란만 줄 수 있다.
현재 정부차원에서도 많은 전문가에 의해 큰빗이끼벌레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앞으로의 대처방안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K-water는 주관 부서와 연구원, 금강통합물관리센터를 포함한 4대강 수계 소관부서로 구성된 '생태계(큰빗이끼벌레) 대응 TF'를 중심으로 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공조체계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대응해 가고 있다.
앞으로 큰빗이끼벌레에 관한 체계적인 생태 연구를 통해 '생태계에 교란 또는 유해종인지'에 대해 명확히 따져보고, 필요하다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온 국민이 관심을 갖는 큰빗이끼벌레에 대해 자극적인 접근보다는 과학적이고 신중한 접근으로 사실을 확인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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