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 자세히 보는 일… 과학의 미래를 키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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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산업측정표준본부 첨단측정장비센터] 불모지 다름없는 한국 시장서 전자현미경 기술 10여년 개발

  • 승인 2014-11-16 12:54
  • 신문게재 2014-11-17 9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 안상정센터장(왼쪽)과 조복래 박사가 환경 전자현미경을 통해 미생물의 운동을 관찰하고 있다.
▲ 안상정센터장(왼쪽)과 조복래 박사가 환경 전자현미경을 통해 미생물의 운동을 관찰하고 있다.
스웨덴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지난달 8일 오후 7시(한국 시간)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 기술을 개발한 미국 과학자 2명과 독일 과학자 1명이 선정됐다.

올 노벨화학상의 주인공은 에릭 베칙 미국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 박사와 윌리엄 E. 머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슈테판 W. 헬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화학연구소 박사다.

이들이 형광분자를 이용해 광학현미경으로는 볼 수 없었던 나노미터의 세계까지 관찰할 수 있게 한 획기적인 업적이 살아있는 생물 내 개별 세포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게 했다고 위원회는 평가했다.

현미경은 인간의 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미세한 물체나 미생물을 확대, 학교 등에서 사용하는 일반 현미경에서부터 기업체나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최첨단 현미경까지 그 종류는 다양하다.

다양한 과학 분야의 연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비이기에 보다 좋은 성능의 전자현미경이나 이온현미경은 늘 갈구되어 왔다.

그러나 ‘과학강국’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미경 시장은 노벨상 수상자가 한명도 없는 것만큼이나 초라하다.

불모지와 다름없는 국내 현미경 시장에서 KRISS 산업측정표준본부 첨단측정장비센터는 십여 년 이상 꾸준하게 전자현미경 핵심기술을 개발해오고 있다.

최근 선진국 업체에서 개발 경험을 가진 연구원들의 가세로 개발에 탄력을 받으며 이온현미경까지 연구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노벨 과학상 수상자 19명의 일본, 현미국의 강국=일본은 올해 노벨물리상 수상자 3명을 배출, 노벨 과학상 수상자 수를 한ㆍ일전으로 빗대 19대 0이라는 말도 나온다.

일본은 16세기 중반부터 네덜란드 상인을 통해 선진문물을 배우는 란가쿠(蘭學) 열풍이 불고 1868년 메이지 유신당시 유학생을 대거 유럽에 보내 선진문물 습득 등을 통해 기초과학 투자를 해온 것이 19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 배출이라는 성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런 측면에서 일본은 기초과학의 핵심기구인 전자현미경에 대한 기술은 압도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전자현미경은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수요가 증가세이지만 대부분 현재 국내에서 활용되고 있는 나노스케일 측정용 현미경들은 대부분 고가의 수입품이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주요 현미경 제작 업체들이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으며 이보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중급형 전자현미경의 경우에만 국내 몇 개 업체가 생산·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 표준연 정문.
▲ 표준연 정문.
일본의 전자현미경 개발 역사를 살펴보면 일본이 전자현미경 강국이 된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9세기부터 유럽과 활발한 정보 교류를 시작한 일본은 1930년대 전자현미경이 발명될 때부터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1939년 일본 전자현미경 학회를 발족, 1940년 오사카 대학 전자현미경 일본 제 1호기 제작, 1942년 전쟁중임에도 히타치 제작소 전자현미경의 판매 개시 등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1949년 JEOL 창립돼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 1972년 히타치에서 주사전자현미경을 세계 최초로 출시하여 그 분해능으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일본 전자현미경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대기업인 JEOL, Hitachi 만으로도 51%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전자빔 리소그래피 장비 세계 1위인 Nuflare등의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중소업체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전자현미경 관련 활동 현황을 살펴보면, 전자현미경 전문가가 모이는 학술대회인 현미경학회에 매년 1000명 이상이 참가하고 있다. 일본 국내 학술지로는 1950년에 1호가 발간된 전자현미경 학회지가 있고, 국제학회지로는 1953년에 1호가 발간된 Journal of Electron Microscopy (현재 Microscopy로 개명, Impact factor 1.63)를 출간하고 있다. 인력 규모를 살펴보면 산업체에서 전자·이온 현미경 개발 생산에 관련된 종사자만도 최소 2000여명 이상으로 추정되며, JST의 선단계측분석기술-기기개발 프로젝트, NEDO의 산업기술 분야 등에서, 수십 년간 꾸준히 매년 수억~수십억엔 규모의 다수의 계측기기 요소기술 과제를 지원하여 대학이나 국립연구소의 연구 활동을 지원 중 이다.

특히 전자현미경과 질량분석기 부분에 대규모 프로젝트가 집중, 문부과학성 산하에는 두 개의 하전입자빔 장비 관련 위원회가 있어, 년 3~4회 개발 전문가 워크숍 및 2년 1회 국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일본은 핸드북 왕국이라 할 정도로 많은 분야에서 각 분야의 세부분야 최고 전문가가 모여 그 분야의 모든 중요한 기술을 정리해서 설명하는 핸드북을 활발히 출간하고 있다. 하전입자광학 분야에는 132위원회에서 전자·이온빔 핸드북을 20년 정도 간격으로 발간하고 있으며, 141위원회에서는 하전입자빔을 이용한 분석이란 측면을 강조하는 마이크로빔 어낼리시스 핸드북을 발간하고 있다.

▲늦은 발걸음만큼 더 많은 지원 ‘절실’=국내 전자현미경 산업은 고가의 고분해능 장비시장에서 기술력 부족으로 인해 접근하기 힘들고, 광학현미경과 고분해능 전자현미경의 연결과정에 필요한 중급형 전자현미경 틈새시장에서나마 선전하며 기술력과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중이다. 몇몇 연구소와 대학의 극히 일부분에서 나노측정기기의 원리 및 개발을 진행하고 측정 장비 개발회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국내에 전문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미경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업체에서 경력을 쌓은 외국인 경험자를 높은 수준의 조건으로 채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중요 기술은 모두 산업체에 있고, 외국 대학 등에의 유학으로는 광학 장비를 만드는 기술은 배울 수 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단기성과에 급급한 연구문화 및 제도적 장치의 부족도 개선되어야 한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은 국가차원에서 최첨단 측정 장비를 개발할 때는 1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논문 등의 성과를 재촉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업체와 대학 연구소등의 공동 개발을 지원하여 새로운 한 분야를 확립시키며, 가시적인 성과는 개발된 장비를 활용하는 단계에서 과학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키는 역사적인 논문 등으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독일에서 1950년대 초에 제안되어 수십년간 연구가 지속된 전자현미경의 수차보정기술은, 1998년 독일의 Maximillian Haider가 6극자 구조 수차보정기를 장착한 투사전자현미경으로 분해능을 3배 이상 높인 재료의 원자분해능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꽃을 피워, 나노재료 원자레벨 미세 구조 분석 분야에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독일에서 90년대에 시작되어 매년 수십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여 고체 표면 구조를 원자 분해능으로 보려고 하는 SMART 프로젝트의 경우 저자 수십명의 논문을 수년에 한편 정도 발표하는 정도의 연구 성과에도 불구하고 2014년 현재 프로젝트가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지원될 예정이다.

▲국내 현미경 원천기술 개발의 주역, 표준연 첨단측정장비센터 = 불모지와 다름없는 국내 현미경 시장에서 KRISS 산업측정표준본부 첨단측정장비센터는 십여 년 이상 꾸준하게 전자현미경 핵심기술을 개발해오고 있다. 최근 선진국 업체에서 개발 경험을 가진 연구원들의 가세로 개발에 탄력을 받으며 이온현미경까지 연구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를 보여주는 현미경 기술분야의 세계첨단수준은 원자를 관찰하는 수준까지 도달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보여주는 부분 이외에는 파괴시키거나 감추어지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하전입자 빔과 물질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분야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연구분야는 현미경 선진연구그룹의 출발선과 표준연 연구그룹의 출발선이 거의 동일하다. 본 센터에서는 (최근 하나의 원자끝에서 이온빔을 발생시키는 기술을 확보하였으며, 괄호부분 삭제해도 무방) 전자빔 및 이온빔의 발생단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세계 최고의 첨단연구그룹이 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전입자 광학계를 해석 및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여 현재 기존 요소기술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내 하전입자 기술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기술이전과 함께 광학계 설계 및 교육을 포함하여 광원, 경통, 대물렌즈 등의 요소기술 위주로 국내 업체를 지원하여 국내업체의 세계시장 진출과 경쟁력 확보를 마련하고 있다.

최근에는 본 센터 조복래 박사가 일본 핸드북의 마이크로빔 어낼리시스 핸드북의 전자현미경의 핵심 기술인 전자원 분야의 집필을 담당하였다. 해당 저자로 참가하는 것은 세부 분야의 일본 내에서의 최고 전문가로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같은 센터의 오가와 연구원이 4년마다 열리는 국제현미경학회에서 발표한, 최근 개발된 전자빔의 단색화 장치는, 세계 최고 반도체 장비업체인 KLA-tancor로부터 공동개발을 제안 받았으며 이러한 요소기술 개발 단계가 세계적 수준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용어 설명

△전자현미경: 전자빔을 주로 자기장 렌즈를 이용하여 집속시켜서 나노스케일 분해능으로 물질의 이미지를 얻는 현미경

△이온현미경; 이온빔을 주로 전기장 렌즈를 이용하여 집속시켜서 나노스케일 분해능으로 물질을 가공하거나 그 이미지를 얻는 현미경

△ 주사전자현미경:집속된 전자빔을 편향코일을 이용하여 물체표면에 주사시킨 후 방출되는 신호전자를 주사신호와 연동시켜 이미지를 구축하는 전자현미경

△광학현미경:물체에 빛을 조사한 후 산란되는 빛을 여러 단의 렌즈를 이용하여 확대된 이미지를 관찰자(사람의 눈, CCD카메라)에 투영시키는 현미경.

△투사전자현미경"전자빔을 집속시켜 물체를 투과, 산란되는 전자를 렌즈를 통하여 물체의 확대된 전자빔 이미지 패턴을 형광판위에 형성시키고, 관찰하는 현미경.

배문숙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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