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폭포를 뛰어오르는 짜릿한 경험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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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폭포를 뛰어오르는 짜릿한 경험이 되기를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 승인 2014-11-09 13:09
  • 신문게재 2014-11-10 18면
  •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늦가을 끝 겨울 향기가 스며드는 11월 초입, 올해도 어김없이 온 국민적 관심사인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성큼 다가왔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2년 공부의 승부를 건 중대한 시험을 앞두고, 수험생은 물론 학부모님과 선생님들 모두 막중한 부담감과 가벼운 설렘 또한 함께할 거라고 생각한다.

먼저 지금 이 순간도 새벽부터 밤 깊도록 가슴 조이며 뜨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막바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수험생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낸다. 수험생은 그동안 극기와 인내, 열정으로 공부한 것들을 차분히 정리하고 자신감을 갖고 실력을 최대한 발휘해야겠다.

하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드넓은 세상을 향한 힘찬 첫걸음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천리 길의 한 걸음! 누구에게나 시험은 항상 두렵고 어려운 삶의 한 과정이다. 하지만 마치 연어가 강물을 거슬러 폭포를 뛰어오르듯 젊음의 열정으로 최선을 다해 돌파해낸다면, 바로 그 경험이 성숙의 원동력이 된다. 사춘기의 질풍노도와 대중문화의 유혹, 불투명한 장래에 대한 고뇌 등 어느 하나 녹록치 않은 현실을 극복해 마침내 수많은 동료들과 함께 그 험한 관문을 뛰어오른다면 모두가 아름다운 승자이다.

그 관문은 하나의 통과의례, 새로운 세상으로의 도약이다. 누가 먼저 뛰어오르고 늦게 뛰어올랐는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 일생일대의 긴장감 속에 겪어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젊은이들에게 '자존감'을 높이는 '폭포를 뛰어오르는 짜릿한 경험'이 되길 바란다.

안도현의 '연어'에서 초록강으로 돌아가는 길, '은빛연어'는 높다란 폭포 앞에서 두려워하는 '눈맑은 연어'에게 말한다.

“우리가 쉬운 길을 택하기 시작하면 우리 새끼들도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할 것이고, 곧 거기에 익숙해지고 말 거야. 그러나 폭포를 뛰어넘는다면, 그 뛰어넘는 순간의 고통과 환희를 훗날 알을 깨고 나올 우리의 새끼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주게 되지 않을까? 우리가 쉬운 길 대신에 폭포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뿐이야.”

어찌 인생에 수능만이 폭포이겠는가. 개인적으로 수많은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곱씹게 되는 구절이다. 인생에서 대학만이 성공과 행복의 절대조건인 시대는 지났다. 수능이 중요한 이유는 이 땅의 젊은 학도 자격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펼치는 균등한 기회를 갖는다는 데 있다.

대학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전공을 선택하여 사회에 공헌할 기회를 갖는 인재가 된다는 데 있다. 따라서 수능점수에 의한 진로 선택이 아닌 자신만의 재능과 적성을 찾아 전공을 선택하는 지혜가 더 중요하다. 긴 인생에서 행복은 성적순이라기보다는 성격순이며, 성공한 사람이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스스로에게 최고가 되기보다는 최선을 다했는가라는 물음을 던져야 할 때다. 인간은 서로 다른 다중지능을 지닌 존엄한 존재이며, 모든 공부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이다. 수험생들은 수능의 결과에 좌절하기보다는 자신의 재능에 알맞은 진로를 찾아 꿈을 펼치는 출발점으로 삼기 바란다. 때로는 넘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용기도 필요하다.

학부모와 선생님들은 한 아이의 평생이 달린 진로 선택에 면밀한 탐색과 지지를 보내야 한다. 한편 수능 이후의 시간 활용이 대학입시에 더욱 크게 작용할 수 있으며, 대학 입학 후 더 오랜 시간의 갖가지 노력조차 인생의 꿈을 이루는 발판이 될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인생은 장거리 경주이다. 출발점의 포부도 아름답지만, 과정에서의 초인적 인내심과 마침내 결승점에 도달하는 마라토너의 집념이 숭고한 성취감을 가져다준다. 꿈을 향한 도전의 첫 관문을 통과하는 젊은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선사해주어야 할 어른들의 사명감 또한 무겁게 다가오는 수능의 계절, 눈물겨운 분투와 눈부신 성취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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