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의 법률이야기] 법가사상(法家思想)(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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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의 법률이야기] 법가사상(法家思想)(3)

  • 승인 2014-11-03 15:21
  • 신문게재 2014-11-04 18면
▲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 변호사
▲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 변호사
한비자의 법가사상의 바탕은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사랑과 덕으로는 악의적인 인간을 고칠 수 없으며 오로지 힘에 의하여 이들을 두려워하게 할 때에 비로소 질서가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순자는 교육을 통한 인간의 교화에 중심을 두고 있었지만 한비자의 경우에는 오로지 힘에 의한 통치를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통치방법은 현실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 바로 진(秦)나라가 중국을 통일할 만큼 강력한 국가로 성장한 것의 사상적 배경이 바로 이 법가사상이었다는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원래 법가사상은 임금을 강하게 하고 신하들을 약하게 하는데 중점을 둔 정치사상이다. 즉 군주를 위하여 선한 행동을 하려는 신하나 백성은 없기 때문에 군주는 신하와 백성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오로지 강한 법을 만들어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즉 법에 상과 벌을 규정함으로서 좋은 일을 한 백성에게 상을 주되 대신 법에 위반하여 죄를 저지른 신하와 백성에게 엄한 벌을 내림으로서 신하와 백성이 두려움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군주는 많은 사람을 다스려야 하기 때문에 덕으로만 통치할 수 없으며 엄격한 법을 적용함으로서 백성들로 하여금 나쁜 일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최상이며 이것이 바로 잘 다스리는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재미있는 주장이 있는데 바로 가벼운 죄를 지은 자들에게 엄벌에 처하라는 것이다. 큰 죄를 지은 사람보다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을 엄하게 벌해야 하는 것은 가벼운 죄는 범하기도 쉽고 고치기도 쉽기 때문에 가벼운 죄에 대하여 엄하게 벌함으로서 가벼운 죄가 없어지면 범하기 어려운 큰 죄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정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주장은 한비자 자신의 지나치게 주관적인 생각이라고 여겨진다. 바로 인간이 죄를 범하거나 범하지 않는 것은 형벌이 무겁거나 가볍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자라온 환경, 그의 성격, 사건이 발생하게 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히 한비자는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 이를 방해하는 다섯 벌레(오두)가 있다는 주장을 하였는데 이러한 주장이 진나라의 통치에 적용되어 공포정치라는 현상을 낳게 한 것이다. 바로 나라를 해치는 다섯 벌레란 첫 번째로 공자의 주장을 겨냥하여 지금 세상에 살면서 옛것을 옳다고 이것을 본받으라고 하는 사람들, 둘째로 군주는 백성을 부모처럼 돌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군주정치를 비판하는 학자들, 셋째로 절개와 의리를 앞세우며 국가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협객이라고 자칭하는 무리들, 넷째로 임금의 측근으로 권력을 휘두르며 뇌물을 받는 이들, 다섯째로 농민들을 착취하는 부당한 이윤을 취하는 상인들 이들 다섯 부류라고 주장하였다.

법가의 이러한 주장은 결국 진시황의 공포정치를 만들고 또한 모든 책을 불태우도록 명령한 분서갱유의 사건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법가사상의 영향은 역사적으로 그다지 바람직한 것이었다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오늘날의 법과 법가사상에서의 법은 분명히 다르다. 오늘날의 법은 외형상으로나마 국민을 위한 법, 국민을 잘 살도록 하게 하려는 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법가사상에서의 법은 오로지 지배하기 위한, 때로 엄하게 처벌하기 위한 법으로서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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