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시위까지 이어진 팬심과 독수리의 부활을 위한 구단의 절실함은 결국 야신 김성근 감독 선임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각 프로야구단의 감독이 대부분 선임되면서 야구계와 팬들은 한화의 차기 감독에 대해 집중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은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김 감독을 선임했다.
한화 입장에서 김성근 감독 카드는 성적과 리빌딩을 한꺼번에 가져와야 하는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한화 측은 김성근 감독과 며칠 전 전화로 통화한 뒤 25일 직접 만나 도장을 찍었다. 계약 직후 구단 측은 “(김 감독은) 최고의 감독이다. 당장 내년 시즌 팀의 성적을 어느 정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내부 승진과 외부 영입을 모두 고려하고 있는 한화였던 만큼 김성근 감독은 후보 중 하나였다. 그것도 1순위로 꼽혔다. 이미 전략가로서, 지도자로서 검증받은 인사였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은 1984년 OB베어스 감독을 시작으로 태평양(1989~1990)과 삼성(1991~1992), 쌍방울(1996~1999), LG(2001~2002), SK(2007~2011)까지 국내 5개 프로야구 팀 감독을 지냈고, SK감독 시절에는 무려 3번이나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또 1996년 전력상 하위권 팀이었던 쌍방울의 감독을 맡아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돌풍을 일으켰다. 어려운 구단 사정 속에 마찰을 빚어 3년 만에 중도 퇴진했지만 2001년 LG의 감독 대행을 거쳐 2002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키는 등 그가 지휘봉을 잡으면 성적은 향상된다는 공식이 나오기도 했다.
SK 감독을 마친 뒤 지난 9월까지 독립구단 고양원더스 감독을 맡아 프로야구 각 구단에 선수 및 프런트를 보내는 등 여전한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화는 최고의 감독을 영입했고, 이제 당장 내년 시즌부터 감독의 능력을 믿고 다각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의지다.
사실 객관적으로 볼 때 한화의 전력은 하위권이어서 김 감독이 이미 검증받은 지도자지만,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것은 불가피하다.
물론,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야구계에선 1군에 김태균과 정근우, 이용규 등 핵심 전력이 포진해 있고, 2군 전력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문제는 그동안 전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리더십이 사실 부족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 때문에 흙 속의 진주를 발굴하고, 또 조련해 개인의 능력은 물론, 팀 전체의 능력을 끌어올리는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한화에게 어찌보면 김 감독의 선택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지역 야구계 관계자는 “김 감독은 각 팀을 두루 거친 보기 드문 지도자”라며 “앞으로 어떻게 팀이 흘러갈 지 장담은 못하지만 한화에게 김 감독 영입은 최고의 선택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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