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맛집-58] 후루룩손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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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맛집-58] 후루룩손칼국수

대전 유성구 반석동 659-1

  • 승인 2014-10-20 20:08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백두산 호랑이구이 2억7천, 웅담 꼬치구이 7천2백, 산삼무침 2억2천, 반석동에 있는 한 칼국수 전문점에 붙어있는 특별안주 메뉴다. 물론 실제로 판매하는 메뉴는 아니다. 이 집의 주인 정형호 사장이 손님들과의 소통을 위해 붙여놓은 문구들이다.



반석동에 위치한 칼국수 전문점 ‘후루룩칼국수는’ 점심시간만 되면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발 디딜 곳 없이 가득 들어찬 손님들과 줄 서서 대기 중인 손님들의 모습은 이미 일상이 되어 버렸다.
▲ 후루룩손칼국수
▲ 후루룩손칼국수

이 집의 최고 인기메뉴는 ‘낙지볶음’이다. 상호명과는 달리 사이드 메뉴였던 ‘낙지볶음’이 대박을 치면서 이 집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푸짐하게 들어간 낙지와 신선한 야채, 낙지에서 풍기는 독특한 향이 인기 비결이지만 특별한 소스나 레시피는 없다.


정 사장은 “우리 집 요리 중에 소스로 맛을 내는 음식은 하나도 없다”며 “비결 이라고 해봐야 손이 많이 가는 정도”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기자가 취재하는 중에도 매장 한 구석에서는 직원들이 국물재료 다듬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다른 집에서는 대충 손질하는 작업이지만 “음식은 주인이 귀찮아야 제 맛을 낼 수 있다”는 정 사장의 철칙이 이런 모습을 당연하게 만들었다.

▲ 칼국수와 낙지볶음
▲ 칼국수와 낙지볶음

▲ 면발이 일정하지 않은 모양과 크기에서 손으로 만든 칼국수임을 알 수 있다.
▲ 면발이 일정하지 않은 모양과 크기에서 손으로 만든 칼국수임을 알 수 있다.

직원들의 귀찮은 작업으로 만들어진 손칼국수는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발이 일품이다. 납작하고 불규칙한 면 굵기에서 집에서 만들어진 손칼국수의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흔하게 들어가는 바지락이나 해물이 없어 얼큰한 맛은 덜 했지만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멸치 국물 맛이 이를 대신하기에 충분했다. 대흥동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한 손님은 “외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손칼국수 맛을 이곳에서 다시 만나 반가웠다”며 극찬했다.

▲ 통통하고 싱싱한 낙지가 살아있는 낙지볶음
▲ 통통하고 싱싱한 낙지가 살아있는 낙지볶음

앞서 언급한대로 매장 곳곳에는 정 사장의 재치 넘치는 문구들이 빼꼭하게 붙어 있다. ‘UN이 선정한 낮술 지정업소’,‘지나친 음주와 과식을 적극 권장합니다’,‘미모의 서빙 아줌마 상시대기’등 음식을 기다리면서 하나 둘씩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새겨진다. 문구 중에는 20년간 손님들을 상대하면서 느낀 회한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주인장이 손님들과의 소통을 위해 직접 쓴 재치넘치는 문구들
▲ 주인장이 손님들과의 소통을 위해 직접 쓴 재치넘치는 문구들

정 사장은 “단 시간에 많은 손님들이 들어오고 빠져나가다 보면 단골 고객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며 “손님들과 나누고 싶은 대화를 하나 둘 씩 적다보니 저렇게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가게가 유명해지면서 사업과 관련된 문의가 많이 오지만, 음식을 팔아 부를 쌓는 일에는 관심 없다”며 “맛있고 청결하고 친절한 집으로 인정받는 집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대전 유성구 반석동 659-1
▲ 대전 유성구 반석동 659-1

메뉴판: 손칼국수 6천원. 낙지볶음 2만원. 보쌈수육 2만8000원. 맛배기 수육 1만5000원. 미니족발 7천원. 두부두루치기 1만4000원. 문의전화 042-825-7565

뉴미디어부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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