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에는 경사스런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는 풍속에 따라 결혼식은 미루는 반면, 이른바 '손'이 없는 달로 수의를 마련하거나 조상의 묘를 이·개장하려는 이들은 많기 때문이다.
20일 지역 웨딩업체에 따르면 윤달에 결혼하면 부부 금실에 문제가 생긴다는 속설로 윤달을 피해 결혼을 서두르거나 늦추면서 윤달 직격탄을 맞고 있다. 평년 같으면 10~11월의 경우 결혼식 성수기로 스케줄 표가 꽉 찼으나 올해는 텅텅 빌 정도다.
이 때문에 지역 웨딩업체들은 예식장 비용을 깎아 주거나 여행업체와 연계해 신혼여행 상품을 인하하는 등 대대적인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지역 A 여행사도 10월 말부터 11월까지는 신혼여행의 매출비중이 가장 큰 시기이지만 올해는 윤달 때문에 결혼을 꺼리면서 신혼여행 예약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감소하는 등 매출이 크게 줄었다.
모두투어 대전지사 이승민 차장은 “가을철은 보통 가족단위 여행객보다 신혼여행 비중이 월등히 높다”며 “하지만 올해는 윤달이 끼어 신혼여행을 떠나기 위해 예약을 하는 고객들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장묘업체들은 윤달 특수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다. 이장은 몇 년을 미뤘다가 윤달에 할 정도로 '손 없는 날'을 따지다 보니 벌써 문의전화가 급증하고 있다.
대전 정수원은 윤달을 앞두고 개장유골 화장수요 급증에 대비해 이 기간 화장예약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확대하는 등 대비책을 세웠다.
수의업체들도 윤달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윤달에 수의를 사면 장수한다'는 속설 때문에 수의가 효도선물로 각광받기 때문이다. 대전의 한 장묘업계 관계자는 “윤달이 끼면 이장이나 수의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다른 해 보다 부쩍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