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에세이]도로 위에서 소통의 중요성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시사에세이]도로 위에서 소통의 중요성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육본부 교수

  • 승인 2014-10-20 13:58
  • 신문게재 2014-10-21 16면
  •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육본부 교수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육본부 교수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육본부 교수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육본부 교수
옛날에는 의ㆍ식ㆍ주라는 3대 필수요소만 있어도 기본적인 욕구는 충분히 채워졌으나, 현대에는 여기에 교통이라는 것을 추가하여 4대 필수요소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교통이 우리에게는 매우 필수적이고 중요한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 다소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굳이 거창하게 사회적 담론으로 논의를 확장하지 않더라도 교통의 발전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서 상당한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 이렇게 사회현상에 긍정적인 부분만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거의 모든 사회현상의 긍정적 부분 이면에는 부정적 부분이 존재하는 바, 교통 또한 안타깝게도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즉, 교통이 우리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최소화함으로써 삶의 영역을 고도화하는데 기여하였지만, 교통이라는 것으로 인해 우리는 도로 위에서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고귀한 생명을 잃게 되어 우리의 인생 시계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종료되는 주요 원인이 되곤 한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의하면 2013년 한해 대한민국의 도로에서는 111만 928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무려 5092명이 사망하고 178만 259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를 세분화해 분석한다면 자동차 1만대당 93건의 교통사고(사망자 2.2명, 부상자 142명), 인구 10만명당 428.8건의 교통사고(사망자 10.1명, 부상자 654.5명), 도로 10km당 20.2건의 교통사고(사망자 0.5명, 부상자 30.9명)가 발생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통사고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먼저 우리에게 친숙한 개와 고양이의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미국의 유타주에서는 2005년까지만 하더라도 개와 고양이는 함께 키울 수 없었을 정도로 개와 고양이가 같이 있으면 싸우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이들이 싸우는 이유는 간단하다. 개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데 이를 본 고양이는 싸우자는 뜻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반면, 고양이가 기분이 좋으면 그르렁거리는데 이를 본 개는 싸우자는 뜻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즉, 개와 고양이는 서로 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싸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소통의 장애가 우리 도로에서도 발생한다면 교통사고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럼 이제 우리의 도로에서 소통이 되지 않는 사례를 들어보자. 좁은 이면도로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는 차량이 마주쳤을 때, 앞에 있는 차량이 비상점멸등을 켠다면 다른 차량의 운전자는 앞의 차량이 양보를 하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양보를 해달라고 하는 뜻인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를 들어보자. 운전자가 자동차를 운전하던 중에 보행자가 지나가려고 하자 지나가라고 손짓을 한다면, 보행자는 지나가라는 손짓인지 아니면 지나가지 말라는 손짓인지 판단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소통의 부재 상황은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개나 고양이와는 달리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 등에서 교통사고는 분명 소통의 적극화로 해결 가능하다고 사료된다.

결국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법적, 도로공학적, 심리학적 관점 등에서 교통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한 소통의 부재 내지는 소통의 갈등 상황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여기서 소통을 위한 핵심은 모든 운전자와 보행자가 교통법규를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다.

운전자와 운전자 간, 운전자와 보행자 간 '소통의 수단인 교통법규'라는 약속의 준수를 통해 상호간 소통의 부재나 갈등을 소통의 적극화로 변모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기본적으로 지켜야만 하는 교통법규 준수의 일상화야말로 도로 위 불통이 있는 그곳에서 소통의 수호천사로 작용할 핵심도구가 될 것이며, 적어도 도로 위에서만큼은 우리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데 있어 가장 강력하고 적실성 있는 수단임은 자명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