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노골적인 지역구 예산챙기기에 나서 눈총을 받았다.
지난 17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직할 연구기관 및 과학기술 유관 기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대구 북구을)은 “국가 R&D 투자의 지역 간 편중이 심하다. 수도권과 대전에 70%에 가까운 국가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며 “(비수도권은)실질적 산학 간 지식이전이 수도권 및 대전에 뒤쳐지고 연구성과의 사업화를 담당할 벤처기업의 수도권 집중도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간 편차 해소를 위해 지역 산학연 간 유기적 연계 협력을 위한 기반 조성사업으로 지방과학연구단지 구축사업이 추진됐다”면서도 “지방과학연구단지 활성화를 위한 후속사업의 예산 지원이 늦어지면서 좌초의 위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이어 지역구에서 완공예정인 대구 뇌연구원의 인력 및 예산 문제를 지적한 후, 정부의 책임 있는 사업추진을 촉구해 '과도한 지역구 챙기기'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같은 당 권은희 의원(대구 북구 갑)은 “최근 3년간 한국연구재단 연구개발(R&D)사업 전체 예산 6조3150억원 중 수도권과 대전지역에 4조8942억원을 지원한 반면 비수도권 12개 지역에는 불과 1조4207억원을 지원했다”며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 지역에 지원한 R&D 예산 비중은 22%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같은당 심학봉 의원(경북 구미시 갑)은 “대구시와 경북 경산시 일원을 포함한 대구특구의 경우, 대경권 3대 성장산업을 위한 융·복합 산업 분야의 5대 특화기술인 IT, MT, 의료, GT, BT를 선정해 육성하고 있지만 특구 내 대학 산업융·복합 전문대학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하나뿐”이라며 지역구인 구미를 대구연구개발특구로의 편입 방안을 제안했다.
심 의원은 “대구특구의 설립 목적인 'IT기반 융복합산업의 세계적 거점'에는 IT관련기업이 30개에 그쳐 부족함이 많다”며 “이런 대구특구 문제점 해결을 위해 산학협력선도대학인 금오공대와 세계적 IT기업인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IT산업의 산학연이 갖춰져 있는 구미를 편입시키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과학기술계 한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이 미래부 직할 연구기관 및 과학기술 유관 기관 국정감사보다는 각자 지역구 현안 및 예산 챙기기에 더 열중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울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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