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프리즘]우리사회에서 필요한 언론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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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프리즘]우리사회에서 필요한 언론의 역할

박선규 목원대 건축학부 교수

  • 승인 2014-10-19 13:02
  • 신문게재 2014-10-20 17면
  • 박선규 목원대 건축학부 교수박선규 목원대 건축학부 교수
▲박선규 목원대 건축학부 교수
▲박선규 목원대 건축학부 교수
미디어 재벌에 의한 정치 지배를 이른바 '베를루스코니 현상'이라 칭한다. 베를루스코니는 1994~95년, 2001~06년, 2008~11년 3차례나 이탈리아 총리를 역임한 정치인으로, 이탈리아 최대의 미디어그룹 미디어셋(Gruppo Mediaset)의 소유주이자 유명 축구단인 AC 밀란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베를루스코니는 1937년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1960년대 초 건설업을 통하여 부를 축적하였으며, 이러한 부를 바탕으로 언론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이러한 기업을 바탕으로 자신의 정치기반을 다진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베를루스코니는 사업가로서 입지적인 인물이며, 성공적인 삶을 이룩한 기업인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문제는 베를루스코니가 자신의 정치적 성공을 위하여 언론을 장악하고 이용했다는 점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베를루스코니 현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민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함으로써 국민의 판단을 혼란에 빠뜨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지속적으로 성추문과 각종 부패사건에 관련되었지만 언론 통제를 통하여 최고의 권력을 유지하였던 것이다. 세계 9위의 경제대국이 최근에 들어 계속하여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세계적인 경제침체도 있었지만 이러한 부도덕한 정치인이 국가의 리더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다른 것 다 떠나서 17세 미성년자에게 성매매를 한 협의로 기소된 인물이 어떻게 한 국가의 리더가 될 수 있겠는가? 이게 바로 '베를루스코니 현상'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생각한다.

필자는 어렸을 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대통령이 급진, 좌경, 과격한 인물로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인줄 알았었다. 5ㆍ18 광주 민주항쟁이 일어났을 때, 필자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뉴스에서 전하는 보도내용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불순분자와 폭도들의 난동으로 광주 지역에 시위가 일어났으며, 소위 '광주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았다.

5ㆍ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민주시민에 대한 신군부의 탄압에 의하여 발생한 사건이라는 사실은 이후에 필자가 성인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또한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위해서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훌륭한 정치인이란 사실도 성인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한 사실을 접하고 지금까지 진실을 몰랐던 내 자신이 한심했고, 이러한 사실을 왜곡하고 나에게 잘못 전달했던 우리사회에 대한 실망은 매우 컸었던 기억이 난다. 필자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철저하게 신문과 방송에 의하여 잘못된 진실을 진실이라 믿고 살았던 것이다.

필자는 얼마 전에 집에서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일본 후지 TV에서 방송한 '한국 세월호 침묵의 진실'에 대한 방송을 인터넷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시청한 경험이 있다. 필자는 일본에서 4년간 생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자연스럽게 방송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후지 TV에서는 생존한 학생들의 증언과 대역 인물들을 통해 그날 일어났던 사실을 생생하게 그리고 스토리화하여 현실감 넘치게 구성한 일본 특유의 다큐멘터리 방송이었다.

후지TV 방송을 보면서 왜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을 일본 후지 TV에서 방송하는 거지? 왜 우리나라 방송에서는 이러한 방송을 하지 않는 거지? 필자는 후지 TV를 보고 세월호 사건을 좀 더 알게 되었으며, 방송내용을 통한 세월호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충격은 우리나라 신문과 방송에 대한 분노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방송 마지막 즘에 일본 방송 진행자가 '진실이 밝혀지면 상황이 난처하게 되는 정치인이 있는게 아닌가? 생각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일본 앵커가 우리나라를 비웃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상당부분 공감이 되는 멘트였다.

앞에서 말했듯이 개인적인 경험과 최근의 상황을 살펴보면, 우리사회에서 방송이나 신문이 자치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사회가 건전한 방송과 신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선진화 되어있다는 것이며, 만약 그 반대라 한다면 어쩜 우리사회는 건전한 상태가 아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언론, 집회ㆍ결사의 자유가 제한되었던 시대에 언론이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민주화 욕구를 과감히 보도함으로써 민주화를 이루었던 것처럼 우리나라에 있어서 언론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필자는 지금의 언론이 그때 국민들에게 보여줬던 저널리즘의 정신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사회가 좀 더 건강하고 건전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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