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충남지방경찰청장 |
충남경찰청이 대전 선화동에서 내포 신청사로 이전한지도 벌써 1년이 지났으니 말이다. 내포에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주민들과 충남경찰 가족 모두가 고마울 따름이다. 내포 이전 1주년과 제69주년 경찰의 날을 동시에 맞이하는 올 가을은 여느 때와 달리 마음이 급해진다. 신청사로 이사 온지도 1년이 지났고, 또한, 내년이면 경찰이 일흔 번째 생일을 맞는 만큼 주민들의 사랑에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왜 경찰활동이 주민들의 기대치와는 다를까? 뭔가 부족한 것은 맞는데 어디서 답을 찾을까? 고민 끝에 경찰이 아닌 주민의 입장이 되어보기로 했다. 주민들이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 경찰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직접 들어 봐야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울러, 지역 치안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충분하지는 않지만 현장에서 바로 질문에 대해 답변도 해주고 싶었다.
그 시작이 바로 여민동락(與民同) 치안정책 국민보고회였다. 행사를 준비하며 참석자를 공개모집하고 대화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다 보니 어떤 질문이 나올지 내심 걱정도 됐던 것이 사실이다. 행사가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행사를 마치고 회의실을 나오는데 주민 한 분이 모처럼 할 말 다 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는 말을 했을 때는 죄송한 마음과 함께 이런 기회를 좀 더 자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서면질문을 포함해 총 60여건의 소중한 주민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담뱃값 인상에 따라 구멍가게 담배 도둑이 많아지고 있으니 순찰을 자주 해 달라, 우범지역에 CCTV를 설치 해 달라 등등 대부분이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흔히 겪을 만한 일들이었다. 집무실에서 혼자 앉아 주민들의 의견들을 몇 번을 다시 읽어 보았다.
'주민이 원하는 것이 그렇게 거창하고 어려운 것도 아니었는데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었구나!'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조금은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출퇴근길 상습 교통 정체지역을 집중관리하고, 담배 가게 등 방범취약지역 순찰을 강화하는 등 당장 가능한 것부터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예산이 수반되거나 제도개선이 수반되는 것은 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통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능한 한 모두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보고회에서 나온 주민들의 의견과 이에 대한 답변, 조치결과는 곧바로 참석자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우편 통보를 해 드렸다. 또한, 충남경찰 홈페이지에도 동일한 내용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하기도 했다. 이번 보고회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지속적인 쌍방향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모든 주민이 해당 내용을 공유하고 또 이와 다른 쓴 소리도 해달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아울러, 지난주 금요일에는 CCTV설치와 동시에 순찰을 강화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덕산읍에 있는 덕산공원에 직접 나가 민원인과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덕산공원 일대가 우범지역이 되지 않도록 공원 주변을 위험특별관리 구역으로 분류하고, 2시간마다 순찰을 강화하도록 조치했다.
게다가, 예산군 관계자로부터 행정예고를 거쳐 조만간 CCTV가 설치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충남경찰이 모토로 삼은 여민동락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았다. 주민의 불편을 들어주고 그 불편을 해결해 주며 함께 웃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매년 이러한 보고회를 통해 치안시책을 주민에게 보고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여민동락 치안활동은 충남경찰 구성원 모두가 늘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하는 주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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