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탄방동의 남선공원 모습. 백로들은 사라지고 수 십 년 된 소나무들이 무더기로 베어져 휑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대전시 서구 탄방동 남선공원에 백로가 사라졌다.
백로로 인한 생활피해로 탄방동 인근주민들의 민원이 야기된 시민의 허파 '남선공원'에는 백로가 사라지고 울창했던 나무들은 수종갱신으로 인해 휑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본보가 '백로야 오지마라… 남선공원의 눈물' 제하의 기사에서 다뤘듯이 남선공원은 백로 떼가 집단서식하며 악취와 소음공해로 인한 주민피해가 컸다.<본보 9월 3일자 5면 보도>
이에 따라 남선공원에 자라던 수십년 된 울창한 소나무를 포함해 250여 그루의 나무가 끝내 벌목되고 마는 아픔을 겪었다.
기사 보도 후 백로들의 행방을 묻는 독자들의 문의가 이어져 14일 시민기자가 남선공원의 벌목 이후 현장을 다시 찾았다.
한 달 여 만에 다시 찾은 남선공원은 가을바람에 스산함마저 들었다. 둥지를 잃고 떠난 백로 떼는 온데간데없고 수 십 년 된 소나무만 베어진채 을씨년스럽게 뉘어져있어 당시의 아픔을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당시 피해가 가장 많았던 박영수(60·서구 탄방동 15통장)씨는 “그동안 생활에 불편은 물론 마음고생이 많았지만 벌목이후 백로로 인한 불편이 사라져 다행”이라며 “백로 퇴치에 힘을 모은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한편 또 다른 시민 김모씨(45·중구 문화동)씨는 “중도일보 보도 이후 백로의 행방이 궁금했는데 백로가 사라졌다니 다행이라는 생각과 아쉬운 마음이 교차한다”며 “인근지역 주민들의 생활불편은 십분 이해하지만 사람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백로들은 어디에서 하소연을 할 수 있을지, 백로와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길은 없는지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남선공원 수종갱신 사업을 통해 백로피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주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환경단체와 협의하여 단 한 마리의 백로도 폐사나 부상을 입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원해결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길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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