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훈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
충남도청 근무를 마친지 2년 후인 2011년 11월 1일부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으로 근무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제2의 대전생활이 시작되었다. 사장으로 취임했을 때, 대전마케팅공사는 정부로부터 청산명령을 받은 엑스포과학공원과 출범한지 몇 년 안된 컨벤션뷰로가 통합된 형태였고, 양 기관의 기존 권리와 의무를 모두 승계하도록 되어 있었다.
따라서, 초대 사장이라고는 하지만 별개의 두 조직이 안고 있는 모든 현안을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에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초대사장은 아니었다. 오랜 세월 공기업에 근무했음에도 솔직히 취임 직후 당초 기대나 예상과는 다른 환경이나 분위기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그런데 3년이 흐른 지금 돌이켜 보면 그간의 기쁨과 보람, 실망과 좌절의 시간이 모두 애틋한 시간이었음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도 그간 여러 차례 무산되어 왔던 엑스포재창조사업이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된 것이 가장 보람있는 추억으로 간직될 것 같다.
엑스포 재창조사업이 완성되면 대전은 싱가포르나 마카오 못지 않은 도심형 데스티네이션 관광지로서 자리잡게 될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이 들어서면 대한민국 창조경제의 원천이 될 것이며, HD드라마타운이 들어서서 한류열풍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 특히, 사이언스 콤플렉스는 대전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또한 다목적 전시장이 들어서게 되면 기존의 DCC와 함께 국제규모의 전시회 개최가 가능해지고 국제적인 행사나 대규모 회의, 고품격 메가이벤트 개최가 가능해질 것이다.
현재 대전이 MICE분야에서 국내 4위에 랭크되어 있지만 앞서있는 제주나 부산과의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다. 앞으로 대전시와 대전마케팅공사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업무의 하나가 관광산업의 진흥이다. 그랜드캐니언이나 설악산같은 자연자원도 없고 경복궁이나 베르사유 궁전 같은 문화유산이 없는 대전이 관광도시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도심형 엔터테인먼트 데스티네이션 관광지로 육성되어야 한다.
관광산업은 21세기에 들어서서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산업이다. 세계관광기구(WTO)는 2013년 세계 관광객 수가 10억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하였고, 이 인구는 2030년까지 18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매년 관광산업이 7%의 성장을 기록해야만 가능한 수치다.
글로벌화가 가속화될수록 관광산업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따라서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국가나 지자체는 없게 될 것이다. 데스티네이션 관광산업을 육성하는데 중요한 또하나의 요소는 관광 축제분야다. 과도한 축제가 방만한 예산 운용과 정체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중복된 축제나 특색없고 소모적인 축제 행사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축제는 많은 돈을 들여 인프라를 건설하지 않고도 창의적인 소프트웨어로 관광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고 명품 축제로 자리잡게 되면 집객효과나 경제효과 창출이 크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정체성에 집착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와인 한 방울 생산하지 않는 홍콩이나 런던에서 와인페스티벌이 성공하고 있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결국 명품 컨셉 선점하고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투자하는 일이 명품축제를 육성하는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성공의 1만 시간 법칙이 적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대전의 도시마케팅을 현장에서 이끌면서 많은 아이디어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제약으로 실현시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그러나 대전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살면 살수록 정이 가는 도시이기도하다. 대전이 반드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우뚝 솟는 날이 올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디에 있든 대전발전을 기원하고, 대전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 또한 잊지 않을 것이다.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면서 아듀!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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