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경 이사장은… ▲1950년 대전 출생 ▲1974년 고려대학교 졸업 ▲1995년 우송대학교 총장 ▲2005년 우송학원 이사장 취임 ▲한국보이스카우트대전연맹 위원장 역임 ▲대전고등법원 조정위원회 위원 ▲대전지방경찰청 경찰발전위원회 위원 ▲2010년 국민교육발전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 수상 |
●우송학원 설립 60주년
동구 자양동 우송관 앞에 심어놓은 백송이 어느덧 회갑의 나이가 됐다. 60 성상 모진 비바람을 참고 견디며 굳건히 뿌리를 내린 백송은 이제 우송학원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어 우송학원 가족과 손님들에게 멋진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1946년 국내 최초의 문구사인 동아연필을 창업한 선친 김정우 우송학원 이사장은 1954년 재단법인 동아학원(현 우송학원)을 설립했다. 고인은 같은해 대전동중학교(현 우송중학교)를 세운 것을 시작으로 대전실업고등전문학교(현 우송공업대학)와 대전실업초급대학(현 우송정보대학), 우송대를 잇달아 설립했다. 1961년 초대 민선시장을 지내기도 했다.
고 김정우 이사장이 2005년 숙환으로 90세를 일기로 별세한 후 선친의 뒤를 이어 2대째 교육사업에 뛰어든 우송학원 김성경 이사장에게 있어서 올해는 우송학원 설립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서 감회가 새롭다. 이미 30여년 전부터 국제화라는 남다른 선견지명 아래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을 설립하며 국제화에 힘을 쏟아온 김 이사장은 앞으로의 비전도 '글로벌'로 정했다. 지역과 함께하는 명문사학을 넘어 세계속의 아시아 전문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김성경 이사장을 지난달 29일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 캠퍼스에서 만나 그의 교육철학과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교육은 '운명'…쓰임있는 인재 양성에 총력=국내 최초의 문구회사인 동아연필을 창업한 고 김정우 설립자는 1954년 우송학원을 설립해 중·고교·대학들을 잇달아 세웠다. 천지가 폐허였던 6·25전쟁이 끝난 다음해다. “선친께서는 완전히 폐허가 된 나라를 재건하기 위한 유일한 희망이 바로 '교육'이라고 생각하셨어요.”
'교육'만이 나라를 재건할 수 있다는 선친의 뜻을 이어 받은 김 이사장은 “교육에 일생을 쏟는 것만큼 의미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해 다른 길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제일 값지고 보람된 일이 교육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는 김 이사장은 무엇보다도 학교에 와서 조금씩 변하고, 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는 인재로 키우는 것을 교육의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수능 성적이 좋지 않아 간호학과에 간신히 입학한 학생이 있었어요. 처음 입학 당시 토익 성적도 형편 없었고, 당시 학생 꿈도 시골의 작은 병원에 취업하는게 꿈이었거든요. 하지만 학교에 입학한 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강의와 보충강의와 자습을 빼놓지 않고 공부하더니, 졸업 전에는 토익점수가 900점이 돼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에 합격했습니다. 교수님과 학교 책임자, 학생이 같이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한, 땀과 열정의 결과였습니다.”
김 이사장이 말한 이 간호학과 학생은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ACE국내 포럼의 학생우수사례 발표 대회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김 이사장에게 교육은 세계에 '쓰임'이 되는 실용 교육이다.
▲아시아 전문인재의 요람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 설립=우송학원 설립자인 선친의 뒤를 이어 2005년 우송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성경 이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주역이 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자원이 부족한 나라의 경쟁력은 인재와 비즈니스”라는 생각 아래 30여 년전부터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김 이사장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많은 나라와 대학을 방문하면서 교육을 통한 미래의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이미 1990년대 초에 미국 텍사스대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를 비롯해 최근 조지메이슨대학교, 조지아텍 등 30여 개 대학과 복수학위와 유학생 파견 등 활발한 학술 교류를 해왔다. 한·중 수교 이후에는 사천대학교, 북경 외국어대학교 등 60여 개 대학들과 교류를 맺고, 중국 남경시에는 우송 동문회가 결성될 정도로 중국내에서 단단한 인적 네트워크가 구축됐다.
2007년 설립한 '솔브릿지 국제경영대'는 이러한 김 이사장의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철학이 집약된 곳이다. “제가 80년대 미국에 있을 때였어요. 경제의 흐름이 유럽에서 북미권으로 움직이는데 아시아로 중심이 오게 하려면 아시아 나라끼리 힘을 합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중국 전문가, 일본전문가, 베트남 전문가 등 아시아를 아우를 수 있는 전문 리더로 키우면 어떨까 하는 김 이사장의 생각이 솔브릿지 경영대학 설립으로 이어졌다. 차곡차곡 모아온 발전기금 300억원을 쏟아붓고, 하버드대, 예일대 등 유명 대학 출신 석학들을 교수진으로 초빙했다. 솔브릿지대 교수 30명 가운데 27명이 외국인이다. 학생도 800명 중 외국인이 70%고, 출신국도 33개나 된다. 100% 영어 강의에 첨단 실습실과 피트니스센터 등 최고 환경을 갖췄다. 이같은 노력 덕분인지 지난 5월 국제 경영학 교육기관에게는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있는 인증인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Association to Advance Collegiate Schools of Business International) 인증을 획득했다.
“최단 기간에 세계적인 수준의 경영대학인 하버드, 와튼, 컬럼비아 대학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성과를 이룩한 것”이라고 설명한 김 이사장은 “솔브릿지 경영대학이 세계 상위 5% 경영대학으로 진입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우송학원이 구축해온 글로벌 캠퍼스 세계화 교육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의 성공요인인 글로벌 교육환경은 우송대와 우송정보대학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외국인 교수진, 100% 영어강의, 최첨단 실습실 등 국제적 교육환경에서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솔 인터내셔널 스쿨이 그것이다. 우송대는 조리, 호텔매니지먼트, 의료서비스경영, 국제경영, 비즈니스 등 총 5개 글로벌 학과를 개설했고, 우송정보대학은 명품조리, 제과제빵, 호텔외식산업, 실용음악 등 총 4개의 글로벌 학과를 개설하며 글로벌 교육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몸소 실천하는 교육철학=우송대의 특성화 교육은 우리나라에서 첫 시도한 '1년 4학기제'가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몇 해전 난징대 출신 동문 모임에 참석했을 때였습니다. 중국인 동문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많이 오셨는데요. 학부모들이 '한국 대학들은 왜 그렇게 공부를 시키지 않느냐'고 항의를 하시더군요. 무슨 소린가 했더니 비싼 학비내며 자식을 한국으로 유학 보냈더니 방학이 너무 길어 공부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불평이었습니다.”
학교로 돌아온 김 이사장은 당장 학기제 수정 작업에 착수했다. 통상적인 학기제인 1년 2학기제를 과감히 없애고 2010년부터 1년 4학기제를 실시했다. 1년 4학기제, 복수학위제 등을 실시하면서 공부를 잘 가르치고, 잘 배우는 대학이라는 인식과 더불어 조기 대학 졸업이 가능해졌고, 취업률 등 학교 경쟁력이 향상됐다. 김 이사장의 학교 발전을 위한 이같은 적극적인 행보는 조리학과 일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제가 우송대 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평소 알고 지내던 분의 자제가 미국 유명 대학의 조리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그순간 우리나라에도 그런 유명 대학을 만들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이사장은 곧바로 미국의 요리학교인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를 방문했다. 전 세계에서 대학 총장이 이 학교를 방문한 것은 김 이사장이 처음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의 적극적인 리더십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로 이같은 노력 덕분에 우송대 조리학과는 지역을 넘어 국내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특성화 학과로 발돋움했다. 김 이사장은 이 조리학과를 아시아 최고의 조리학부로 발돋움시켜 세계속에 한식을 알리는 글로벌 CEO로 성장시키고 있다. 이같은 글로벌화는 비단 조리뿐만 아니라 전 과정에서 이어진다.
김 이사장은 “지난 60년이 특성화를 통해 하드웨어를 구축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지금 시점에서는 글로벌, 국제화로 어떻게 나아가느냐가 가장 큰 숙제이자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우선 우송학원을 해외 유학생 3000명으로 채워진 아름다운 글로벌 캠퍼스로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특히 “특성화 60년, 글로벌 100년이 앞으로 우송의 청사진”이라며 “특성화의 장점을 더 향상시키고, 글로벌 교육환경도 더 완벽히 구축해 우송대를 2020년에는 아시아 최고 특성화 대학으로, 우송정보대학 역시 2024년에는 세계 수준의 전문대학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힘찬 비전을 제시했다.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2대째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김 이사장은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빵을 사다주기도 하고, 30여년간 해온 수영 실력을 바탕으로 학생들과 레이스를 겨루는 등 학생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자상한 성품을 지녔다. 선친의 호를 따 지어진 우송학원은 지난 60년간 부침을 거듭하며 단단히 뿌리를 내렸고, 이제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우송관 앞에 심어놓은 백송(白松)이 이제 60년이 되어서인지 단단히 뿌리를 내려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백송처럼 우리 우송학원도 앞으로 100년, 200년을 향해 나아가면서 세계속의 대학으로 우뚝 설 것입니다.”
우송학원에 대한 깊은 애정과 대학 비전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는 김 이사장의 모습은 강단과 기개를 품은 백송 그 자체였다.
대담=한성일 취재4부장(부국장)·정리=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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