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충 충남도립 청양대학 총장 |
최근에는 가정폭력 아동폭력 성폭력 등 규제의 강화로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라 우리의 생활수준도 크게 향상되었다. 경제규모는 세계 10위 수준이며 무역규모는 1조달러 시대에 진입하였다. 1인당 GDP는 2만달러를 넘어선지 오래며, 자동차 반도체 전자분야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80%대의 대학진학률과 세계최고 수준의 컴퓨터 자동차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많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4 OECD 삶의 만족도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36개국 중 25위를 차지하고 있다. 불평등 지수는 최하위인 36위로 나타났으며 정부신뢰도는 29위로 국민의 23%만이 정부를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경제력이나 국민들의 건강상태와는 별개로 실제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만족도를 측정한 갤럽과 헬스웨이 그로벌이 2014년도 조사한 세계 삶의 질 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세계 135개국 중 75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라크나 방글라데시 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45세 이상의 절반이상은 삶의 목적 사회관계 경제상황 공동체 건강의 5개 항목 중에서 만족한다는 항목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원인은 급속한 변화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정보화에 따른 무한 경쟁이 국민들에게 불안과 함께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는데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회적 가치가 공정하게 배분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2012년 한 조사에 따르면 75.5%의 국민들이 우리사회를 불공정 사회로 인식하고 있으며, 통계청이 2010년 발표한 자료에서도 상위 10%는 전체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여 보유자산의 불평등도는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엇이 공정한가에 대해서는 평등의 개념과 함께 플라톤 이래 많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은 많지만 무엇이 공정한지 어떤 처방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일반국민은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일치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권력 돈 명예와 같은 사회적 가치를 얻기 위하여 모든 사람들이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좋은 직장을 차지하기 위해 밤을 새워 공부하고 기업들은 보다 많은 수익을 위해 세계를 누빈다. 법령 제정에 영향을 미쳐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하려 하기도 하고, 많은 정부예산을 확보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한다. 한쪽에서 가치를 획득하면 다른 쪽은 패자가 되어 제도를 비판하게 된다. 이러한 일이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다.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회가치의 공정한 배분의 궁극적 지향점은 최종 산물의 좀 더 평등한 분배일 것이다. 그러나 완전한 결과적 평등은 하나의 이상으로 실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규칙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다. 공정한 경쟁규칙은 말처럼 쉽지 않다. 많은 사회 갈등이 표출된 상황에서 우선은 가급적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특정계층을 위한 제도도 필요하지만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각종 단서 조항과 특례조항을 통하여 일부 계층에 혜택이 돌아가면 공정성에 의문을 줄 수 있고 대다수 국민은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제도는 사회가 좀 더 성숙한 뒤에 만들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하여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다양한 목소리를 공정이라는 잣대로 통합하여 나가야 한다. 격차를 줄이기 위한 꾸준한 노력과 함께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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