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백화점은 연 1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지역 업체 입점은 물론 지역 인력 채용 등 지역 기여에 소홀하기 때문이다.
6일 본보가 대전시 경제정책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996년 지역 향토백화점으로 문을 연 세이백화점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각종 지표에서 가장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지역상품 구매액은 갤러리아타임월드가 193억으로 가장 많은 반면, 세이백화점은 전년 대비 1.5%가 준 81억 7000여만원으로 다른 백화점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지역상품 구매도 인색하고 지역업체의 입점이나 상설매장 운영도 시늉내기에 불과했다. 백화점에 입점한 지역업체는 갤러리아 타임월드와 롯데백화점은 각각 2.1%, 0.2%가 증가했으며, 세이백화점은 오히려 7.8% 감소했다. 지역 사회 공헌 활성화 방안으로 진행하는 로컬푸드 판매코너 역시 롯데백화점과 갤러리아 타임월드만 운영되고 있다.
지역 인력 고용 실적에서도 지역 사회 무관심을 그대로 노출했다. 2013년 백화점 지역 인력 고용인원 578명 가운데 갤러리아타임월드가 261명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백화점 172명, 세이백화점 145명에 그쳐 덩치에 비해 빈곤한 지역사회환원 의식을 드러냈다.
이는 지역경제 살리기에 지역 내 대형 유통업체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대전시의 구호를 무색케 하고 있다. 때문에 시민들과 관련 단체들은 대전지역 경제 살리기에 무관심한 대형 유통업계가 대전 지역 금융계와 건설업계가 펼치는 각종 공익활동을 본받기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으로 들어가는 대전시민의 무수한 돈들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못 주고 있다는 것 아니냐”며 “지역인재의 고용창출과 지역상품의 매입실적 및 지역업체의 입점, 지역민을 위한 기부행위 등 지역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세이백화점 관계자는 “지역 타 백화점들과 매출액 비교를 했을 때 참여하는 지역 기여도가 낮을 수 있지만, 실질적인 매출의 규모에서 봤을 때는 합리적인 선 이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 경제정책과 회의자료는 지난 7월 갤러리아타임월드, 롯데백화점, 세이백화점 등 지역 8개 대형 유통업체 점장 간담회에서 활용됐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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