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양운 중촌동안심마을 추진협실무총괄책임자(풀뿌리여성마을숲 공동대표) |
전통적으로 사회의 안전을 담당해 왔던 국가행정력과 경찰력만으로는 복잡해지고 다양해진 현대사회에서 날로 높아져가는 안전에 관한 시민들의 욕구를 담보하지 못하기에 안심마을만들기에서 민간의 참여는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사안이다. 물론 세월호 사건을 비롯하여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GMO에 관한 정부정책방향이 시민의 안전을 담보하는데 우선 초점이 있기 보다는 관련 기업의 이윤을 확보해 주는데 있다면 민간의 참여는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동되기보다 매우 형식적이 될 공산이 크기에 한계도 있다.
중촌동은 필자가 공동대표로 참가하고 있는 풀뿌리여성마을숲(이하 마을숲)이 대전여민회 내에서 활동하던 지난 2001년부터 솔밭공원 나눔장터, 어린이책잔치, 우리동네 풀꽃나무이야기 등 다양한 마을활동을 통해 함께하는 주민들의 뜻과 지혜를 모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2007년 중촌마을어린이도서관짜장, 2009년 마을카페자작나무숲, 2011년 마을기업보리와 밀 등 마을공동활동 공간을 꾸준히 만들어 왔고, 마을극단 대살미가 2010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해마다 비영리단체, 마을기업, 마을카페, 주민센터,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학원, 한의원 등 주민들이 중촌동마을축제추진단을 구성하여 준비하고 있는데, 올해는 제8회 마을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웃들과의 관계가 주축이 된 마을살이가 살아있는 중촌동에서 2014 대전시 안심마을만들기를 시작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지난 4월부터 비영리민간단체 마을숲이 주축이 되고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주민자치위원회, 자율방범대, 중촌동주민센터, 파출소,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등 중촌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주민들과 한남대경찰행정학과장 이창훈교수가 전문가로 중촌동안심마을추진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구성하여 '주민참여와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안전안심 마을만들기'라는 제목의 다양한 마을활동을 하고 있다.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주민 780명이 참가한 안심에 관한 사전주민설문조사를 하여 중촌동주민들이 가장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교통안전을 꼽고 있다는 것, 범죄피해 경험응답자가 14%에 이르는 것도 확인하였다. 협의회는 사전주민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7,8월 주민소그룹을 구성하여 마을 구석구석 발품을 팔아 안전마을실태조사를 하고 개선안을 마련하여 지난달 30일 관련 행정부처와 구ㆍ시의원과 함께 '안심마을 중촌동을 위한 주민토론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주민들의 뜨거운 현장토론으로 이달 중에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참여하는 가칭 '안심마을을 위한 중촌동비전만들기 주민워크숍'을 해보자는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이외에도 중촌동안심마을만들기의 일환으로 4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와 함께하는 마을캠페인 '인사하면 안전하고 행복해요'를 진행하고 있고, 골목과 도로변 은행, 관공서, 점포와 함께하는 안심하고 물 한잔 마실 수 있는 마을협약 '우리 마을 옹달샘'을 진행하고 있다. 매 주 월, 화, 수 오후 9시부터는 청소년이 독점하여 우범지대로 전락한 평화공원에서 '달밤에 체조'를 하면서 이웃과 함께 몸도 건강해지고, 다양한 주민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활동과정에서 안심하고 안전하게 사는 마을만들기의 본질적이고 우선적인 것이 CCTV 설치증가나 경찰력 확대 등 물리력이 아니라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당장 달려 올 수 있는 이웃과의 좋은 관계망 형성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경찰이나 행정과도 권리와 의무를 넘어서는 관계망을 바탕으로 현실의 물리적 한계(인력, 예산)를 넘어서는 상호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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