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석 중도일보 시민기자 |
아무튼 경비원으로 입사하여 얼마 안 되자 회사에선 경비원 교육을 받으라고 했다. 그래서 나흘 동안 연속하여 경비원협회 주관의 교육을 받고 경비원 이수증을 수령했다. 경비원은 하는 일이 많다. 우선 주간근무 때는 주차관리에서부터 출입하는 직원과 고객, 그리고 손님들에게 깍듯하고 정중한 인사가 기본이다. 야근의 경우엔 건물 전체의 순찰과 아울러 불필요한 전등의 소등과 불조심, 그리고 문단속에도 철저를 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솔직히 급여는 여전히 박봉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지난 3월 말 같이 일했던 경비원 중 세 명이 그만 두었다. 그리고 세 명의 경비원을 새로 뽑았다. 그중 두 명은 근무 도중에 필자와 마찬가지로 경비원 교육을 받았다. 반면 또 한 명은 하사관 출신이란 이유의 '특혜'로 말미암아 교육을 안 받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졸속의 경비업법 개정으로 말미암아 영세한 경비업체들이 인력 확보에 그야말로 비상과, 차질까지 빚어진 때문이다.
지난 6월에 개정된 경비업법은 그동안의 경우와 달리 일반회사는 물론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일반 경비원의 자리에도 경비원 신임교육을 이수한 사람만 배치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고려치 않은 그야말로 근시안적 탁상행정의 전형에 다름 아니다. 갑자기 경비원이 그만 두게 되어 신규로 경비원을 채용하는 경우 6월 이전엔 근무를 시키면서 교육을 받게 하면 됐지만 이젠 그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때문이다.
정부는 쌍용자동차와 유성기업, (주)SJM 등에서 벌어졌던 용역업체 폭력 사태와 같은 불행한 일을 막기 위해 지난 6월 경비업법을 개정하고 시행했다고 하지만 경비업계에서는 이것이 도리어 고용률을 막는 악법이라며 조속히 경비업법의 재개정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박봉의 경비원은 그 자원(일반경비 신임교육 이수자)이 극히 적은 데다가 또한 각 현장에 배치된 경비원의 결원 시 대체 경비원을 바로 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현실적 고민이 대두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평소에도 일반 경비원 입사자 구인이 어려운 터에 일반 경비 신임교육 이수자만 가려서 구인하라고 하는 것은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즉 경비업의 현실을 도외시한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는 주장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때 지난 6월에 개정된 경비업법은 사용업체와의 계약기간 전에 경비업체가 미리 경비원을 채용해 교육시키고, 아울러 그 자원을 대기시켜둬야만 바로 경비원을 투입할 수 있고 결원에도 대비할 수 있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이렇게 되면 경비업체의 부담은 응당 커질 수밖에 없으며 대부분이 영세한 경비업체에서 이를 모두 수용한다는 것 또한 어찌 보면 화중지병(畵中之餠)이자 연목구어(緣木求魚)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비원은 일반 공산품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해두자면 이를 충당할만한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더불어 경비업계의 어떤 관행이자 오랜 묵계이기까지 한, 과거부터 우대해온 군과 경찰 출신들의 선호현상 심화 역시 불 보듯 뻔하다. 우리 속담에 '누울 자리 봐 가며 발을 뻗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어떤 일을 할 때 그 결과가 어떻게 되리라는 것을 생각하여 미리 살피고 일을 시작하라는 말이다.
현실과 배치(背馳)되는 법은 국민적 이질감과 유리(遊離)의 단초일 따름이다. 앞으로 '경비원이 되기도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안 나올까 솔직히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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